아플 땐 모든 것이 귀찮다. 주위의 일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심각한 일이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윙윙거릴 뿐. 이제 살만큼 살았다는,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분이 코로나 백신을 제일 먼저 맞고 부스터 샷은 언제 맞을 수 있냐고 병원에 매일 찾아와서 문의를 한다.
일을 때려 치우겠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술을 먹고 집에 가면 컴퓨터를 켜고 업무를 마무리 한다. 의무? 책임감?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 하고, 해야 하지만 하기 싫은 것. 백신은 안 맞아도 괜찮다며 큰소리 치던 내가 제일 먼저 얀센을 맞고 부스터 샷을 맞았다.
아프고 또 아파서 계속 누워 잠을 잔다. 건강하다고 자신했지만 주사 한 방에 그런 장담은 쓸데없는 자신감이 됐다. 감사한 건 끝이 있는 아픔이라는 점. 얼른 이 아픔이 지나가기를. 부스터 샷은 꼭 필요한 사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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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부스터 샷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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