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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주세용 Jan 02. 2022

선릉 산책 - 책

정용준 작가의 단편 소설 7편이 실려 있다.   기억에 남는  "미스터 심플". 미스터 심플은 중고거래 어플의 닉네임이다. 아마도 당근마켓. 여자는 그에게 기타를 사기로 하고 빨래방 앞에서 만난다. 거래는 끝났지만 서로  길을 가지 않는다. 빨래를 돌려야 했기에.


빨래방에서의 어색한 자리. 빨래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여자는 번역을 하고, 남자는 글을 쓴다. 원래 빨래방에서 뭔가를 하면 집중이 잘 된다. 내가 이 소설을 빨래방에서 읽고 있는 것처럼. 남자와 여자.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다. 대화가 필요한 사람들이다.


남자는 용기를 내서 여자에게 말을 걸고, 둘은 대화를 이어간다. 대화를 하며 서로가 안고 있는 슬픔, 상실, 진실을 마주한다. 어쩌면 서로 낯선 이였기에 그런 솔직한 대화가 가능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진실은 가까운 이에게는 꺼낼 수 없는 것이기에.



그 순간 거래 후기를 알리는 알림이 떴다. 미스터 심플이었다. 내 아이디에 스티커를 붙여줬다. 좋은 물건을 싸게 팔고 약속도 잘 지키는 좋은 사람이라 했다. 나도 바로 화답했다. 그에게 어울리는 심플한 스티커를 찾고 또 찾았다.

'친절하고 매너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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