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달씨는 원미동 시인이라 불린다. 하는 일 없이 동네 슈퍼에 앉아 시를 읊는다. 유일한 친구는 8살 경옥이. 경옥이와 몽달씨가 슈퍼 의자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을 보며 동네 주민들은 혀를 찬다. 몽달씨가 대학 때 까지는 저러지 않았다며.
⠀
형제슈퍼 주인인 김 반장. 그는 할 일 없는 몽달씨에게 자잘한 일을 시키고 몽달씨는 불평없이 일을 한다. 어느 날 몽달씨가 깡패들에게 맞으며 슈퍼로 도망왔을 때 김 반장은 몽달씨를 모르는 척 한다. 우연히 그걸 보게 된 경옥이.
⠀
다행히 지물포 주씨 아저씨의 용기로 깡패들은 도망가고, 몽달씨는 반죽음이 된 상태로 열흘 동안 앓는다. 아무 것도 모르는 동네 주민들은 김 반장이 아픈 몽달씨를 잘 챙겨 준다며 칭찬을 한다. 경옥이는 그 얘기를 들으며 화가 난다. 열흘 후 몽달씨는 다시 슈퍼 일을 돕기 시작한다.
⠀
경옥은 말한다. “김 반장은 나쁜 사람이야. 그렇지요?” 몽달씨는 아니라고 정색했지만 순간 눈동자에 빛이 났다. 예전의 풀려 있는 눈동자가 아니었다. 그것도 잠깐. 몽달씨는 얘기한다. “슬픈 시가 있어. 들어볼래?”
⠀
시는 전혀 슬플 것 같지 않았는데 자꾸 눈물이 나는 경옥이. 바보같이, 다 알고 있었으면서… 바보 같은 몽달씨.
⠀
⠀
#책 #책추천 #원미동사람들 #원미동시인 #양귀자 #쓰다출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