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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주세용 Aug 16. 2022

누군가의 의지

다섯번째 산, 파울로 코엘료

적의 침략으로 도시는 하루 아침에 폐허가 되었다. 자신만만했던 수비대장은 비참하게 죽었고, 도시의 총독은 혼자서 이웃 나라로 도망을 갔다. 엘리야는 사랑하는 여인이 붕괴되는 집에 깔려 죽는  지켜볼  밖에 없었다. 그가 해줄  있는 말은 도시는 괜찮다는 거짓말.


여인은 그 말에 안도하며 눈을 감는다. 도시는 완전히 붕괴되었다. 시신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고, 사람들은 전염병이 퍼져 죽기만을 기다린다. 엘리야는 자신이 평생에 걸쳐 따랐던 신을 버린다. 모든 것을 바쳤기에, 모든 것을 앗아간 신이 원망스러웠다.


엘리야에게 희망이라는 단어는 사치였다. 하지만 사랑하는 여인이 사랑했던 도시를 다시 살려내고 싶었다. 혼자서 시신을 광장으로 모으기 시작한다. 전염병이 퍼지기 전에 시신을 모아 소각하기 위해. 사람들은 비웃는다. 쓸데없는 짓이라고.


엘리야는 그때 깨닫는다. 땀을 흘리며 정신없이 일에 몰두할 때 슬픔을 잊는다는 것을. 심심하기 이를 때 없는 노인 한 명이 그를 따라한다. 그리고 한 명, 두 명 노동을 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시신은 태워지고, 도시는 살아나기 시작한다. 불가능하게 보였던 일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었던 것.


누군가의 의지.


#다섯번째산 #파울로코엘료 #문학동네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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