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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와 함께하는

by 봉봉주세용

정확하게 대회 이름은 '이봉주와 함께하는 마약 퇴치, 학교 폭력 근절, 제2회 사회안전 국민통합 전국 마라톤 대회'. 대회 이름에 이것저것 많이 붙여 놨다. 내가 참가하는 10km 출발 시각은 08:40이었으나, 아침 폭우로 조금 늦춰졌다. 다행히 비는 짧고 굵게 내려서 달릴 때는 오히려 시원했다.

출발 전 개회식을 할 때 개그맨 엄용수가 축사했다. 코미디언 협회 회장이라고 한다.

"마라톤의 기본은 달리기입니다."

너무 당연한 말.

"러닝머신을 만든 사람은 돈을 어마어마하게 벌어서 대재벌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50대에 죽었습니다. 왜? 너무 많이 달려서. 마라톤 이름의 유래에 나오는 병사는 승전보를 전하고 죽었습니다. 한 번 뛰고 죽은 거예요. 여러분 결혼해야 합니다. 결혼하세요."

달리기 출발을 앞둔 이들에게 해 준 엄용수의 축사. 생뚱맞았지만, 많이 웃었다. 엉뚱함과 뻔뻔함. 이런 것이 유머의 본질인가.

몸을 풀고 출발했다. 뚝섬에서 출발하여 광진교를 지나 돌아오는 코스. 5km를 지났을 때 세컨드 윈드가 왔다.천천히 페이스를 지키며 뛰고 싶었지만, 몸이 저절로 반응하며 치고 나갔다.

몸이 나는 것 같은 느낌. 한 명, 한 명을 제치며 뛰다 보니 나보다 한참 전에 앞서갔던 이들까지 따라잡을 수 있었다. 약 3km 정도를 구름 위에서 뛰는 것처럼 뛰고 나머지 2km는 다시 원래대로. 기록은 58분 34초.

오늘도 잘 뛰었습니다.


#전마협 #마라톤 #이봉주와함께하는

#10km #달리기 #달리기를말할때내가하고싶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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