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살아가는 행복
고기를 구워 주는 식당. 앞에 있는 직원이 집게와 가위를 잡고 고기를 굽기 시작한다. 아직 자를 때가 아닌데 자르려고 하니 고기가 잘리지 않는다. 몇 번 시도하다가 가위를 다른 것으로 바꾸지만 여전히 잘리지 않는다. 그사이 고기는 난도질 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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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가 익지 않았는데 토막 내어 접시에 올린다. 같이 구워야 하는 야채는 올리지도 못한 상태. 떨고 있는 손이 불안해 보인다. 옆에 있던 동료가 보다 못해 도와주려고 하지만 거절한다.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의지. 만감이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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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분명 저럴 때가 있었는데. 고기가 익었는지 익지 않았는지 구분이 안 되던 때. 서툰 손놀림으로 고기를 굽던 시절. 보다 못한 매니저가 직원을 주방으로 뺀다. 선수 교체. 바뀐 직원은 능숙하게 고기를 구워 준다. 그제야 제대로 된 고기 맛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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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처음은 있다. 잘하려고 하지만 잘되지 않고 열심히 해 보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다. 그걸 기다려 주는 사람이 있지만, 대부분은 기다려 주지 못한다. 그럴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능숙하지 못함을 보며 만감이 교차했던 건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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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능숙하지 못한 시절이 있었기에 기다려 주고 싶지만, 돈을 내고 먹는 음식이기에 이왕이면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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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때는 아마추어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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