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믿지 말고 상황을 믿어라

영화 불한당 리뷰

by 봉봉주세용

잔인하고 끔찍하지만 세련된 영화. 문득 홍콩 느와르 감성의 영화가 보고 싶어 검색하다가 보게 된 영화.

설경구와 임시완의 조화가 어울릴까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잘 맞는 케미를 보여줬다. 툭툭 치고 받으며 브로맨스를 만들고 어찌보면 그 이상의 관계까지 가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만드는 장면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다.

"난 여기서 교훈을 얻었다. 뭐냐면, 사람을 믿지마라. 상황을 믿어야 한다, 상황을." 교도소에서 설경구가 임시완에게 해 주는 말. 그 장면에서는 그런가 보다 했는데 지나고 나서 서로 속고 속이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소름이 돋았다.

경찰이지만 어머니에게 장기이식을 해 준다는 상사의 제안에 어쩔 수 없이 범죄자로 신분을 세탁한 채 교도소에 들어가는 임시완. 마약 조직의 핵심인 설경구를 포섭하기 위해 그에게 다가가고 설경구는 임시완이 경찰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를 죽이지 않고 기회를 준다. 그 기회라는 것은 자신이 경찰이라는 것을 스스로 밝히는 것. 설경구는 뺑소니를 가장해 임시완의 어머니를 죽이고 힘들어 하는 임시완에서 손을 내민다. 임시완은 설경구가 어머니를 죽였다는 것을 모르고 결국 자신이 경찰이라는 것을 실토한다.

"형, 나 경찰이야…"

영화를 보며 신세계에서의 황정민과 이정재와의 관계가 묘하게 겹쳐서 떠올랐고, 무간도도 생각났다. 기존에 봤던 영화의 한 부분씩을 따 온 것 같은 느낌이랄까.

결말이 허무해서 다소 아쉽기는 했지만 배우들의 연기와 스토리, 영상미는 참 볼만했다. 설경구는 역시 설경구였고 임시완은 그런 설경구에 밀리지 않으며 자신의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다. 특히 중간에 잠깐 나온 허준호의 존재감은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이경영은 또경영으로 극에 무게를 더했다.

이렇게 잘 만든 영화가 왜 흥행을 못했을까 생각했는데 당시 온라인에서 논란이 있었던 것 같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그렇게 묻히기에는 아까운 영화라는 느낌이다. 2017년 칸 영화제 초청작으로 7분동안 기립 박수를 받았다고 한다. 내용이 복잡해서 시간이 흐른 후 한번 더 보면 좋을 것 같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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