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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월출산 등산

등산 편

by 봉봉주세용

관악산 등산 이후 산에 가는 것이 재미있었다. 올라갈 때는 힘들지만 정상에서 느낄 수 있는 시원함이 좋았다. 그래서 제대로 등산 장비를 준비해서 산에 가기 시작했다. 등산화를 신고 등산복을 입고 가방에는 물과 김밥, 과일, 그리고 초코바를 챙겨서 등산을 했다. 특히 산 정상에서 막걸리를 한잔 하기 위한 현금은 필수로 챙겼다.


한달에 한두 번 정도 등산을 갔는데 혼자 갈 때도 있고 친구 2-3명과 갈 때도 있었다.


혼자가면 편하기는 한데 심심하고 친구들과 가면 심심하지는 않은데 내 페이스대로 갈 수 없다.


그래도 깊게 생각할 것이 있을 때는 혼자서 산에 오르는 게 좋았다. 서울에 있는 북한산, 청계산, 관악산부터 용문산, 마니산, 계룡산, 설악산, 오대산, 모악산, 내장산, 강천산, 월출산, 한라산 등을 올라갔다 왔다. 산마다의 특색을 느끼며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산을 모습을 보며 걷는 게 좋았다.


군대에 있을 때 새로 부임한 연대장님과 함께 등산을 한 적이 있었다. 연대장님이 초급 간부들과 얘기를 나누고 싶었던 것 같았다. 날씨가 좋은 주말이었는데 갑자기 근처에 있는 산에 다녀오자고 제안을 했다. 대부분 숙소에서 쉬고 있다가 나왔는데 7명 정도가 모였다. 우리는 차로 한시간 거리에 있는 월출산에 가기로 했다.


월출산은 영암과 강진 사이에 있는 산으로 높이 809미터의 꽤 험한 산이다.


급경사와 계곡이 많지만 오랜 세월 암석 지형에 적응해 온 식물과 동물이 서식하고 있고 난대림과 온대림이 혼재하고 있다. 올라가다 보면 구름다리가 나오는데 길이 54미터의 구름다리를 건너다보면 하늘 통로를 건너는 기분이 든다.


월출산 입구에서 월출산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월출산이 올라가기에 쉽지 않은 산이다. 구름다리 코스로 올라 갔는데 초반에는 무리가 없었지만 갈수록 가팔라지고 녹록치 않았다. 올라갈 때 연대장님이 챙겨온 DSLR 카메라를 중간 지점부터는 내가 목에 걸고 올라갔는데 목이 상당히 아팠다.


비싼 카메라가 바위나 돌에 부딪히지 않도록 잡고 올라가는 게 쉽지 않았다. 병풍같은 협곡의 바위를 지나 올라가다 보니 구름다리가 보였다. 구름다리까지 가는데도 한참이 걸렸다. 드디어 빨간색 구름다리를 지나가는데 120미터 낭떠러지는 아찔했지만 건널 때 보이는 풍경이 그림 같아서 빨리 건너가는 게 아쉬웠다.


월출산은 바위산이라 올라갈 때는 힘들었지만 풍광은 그 힘듦을 보상하고 남을 만큼 웅장하고 멋 들어졌다.


월출산 등산은 가장 힘들었던 산행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동료들과 많은 얘기를 했고 등산을 하며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웃었다.


즐거웠던 월출산 등산을 함께 했던 동료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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