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영국에 있는 오아시스 수영장

수영 편

by 봉봉주세용

영국에서 수영을 시작한 지 한달이 지났을 때 물에 조금씩 익숙해졌다. 25미터 가는 것도 처음처럼 힘들지 않았고 음파 호흡도 어색하지 않았다. 함께 수영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더 이상 내 뒤에서 기다리지 않았다.


내가 다닌 어학원에서는 학생들에게 1주일 동안 방학을 줬다. 본인이 원할 때 신청하면 수업을 받지 않고 1주일 동안 쉴 수 있었다. 보통은 다른 유럽 국가로 여행갈 때 휴가를 쓰는데 나는 수영에 집중하기 위해 1주일 휴가를 사용했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편안하게, 집중적으로 수영을 해 보고 싶었다.


내가 살던 플랏(FLAT)의 주인은 디자이너였는데 그 분께 내가 수영하는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동영상으로 찍어 달라고 부탁했다. 내가 어떻게 수영을 하는지 알아야 자세를 교정할 수 있을 테니까. 원래 수영장 내부에서는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이 금지되어 있는데 안 되는 영어로 사정해서 겨우 촬영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내가 수영하는 동영상을 봤는데 그 정도면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주위에 수영 좀 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조언해 달라고 해서 교정을 받았다. 수영을 하면서 친해진 영국 할아버지에게도 조언을 구했는데 할아버지는 동영상을 여러 번 돌려보고 나서 한참을 생각했다. 그리고 진지하게 조언해 줬다.


물 잡기를 할 때 밧줄을 던지듯이 팔을 쭉 던지고 물속에서 팔을 돌릴 때 끝까지 물을 밀라고 했다.


기본적인 내용이었지만 중요한 포인트였다.


수영에 재미를 붙이면서 외출할 때 가방속에 수영복과 수모, 물안경, 수건을 챙겨서 다녔다. 길을 걷다 가도 수영을 하고 싶을 때는 근처에 있는 수영장을 검색해서 수영을 하러 갔다. 우리나라 헬스 체인점과 비슷한 시스템이었는데 멤버십에 가입하면 제휴한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었다.


내가 좋아하던 수영장은 코벤트 가든 근처에 있는 오아시스 수영장이었다. 이곳은 실내 수영장과 실외 수영장이 있는데 나는 실외 수영장을 특히 좋아했다.



레인은 3개 밖에 없었지만 간격이 넓어 수영을 하기 편했다. 길이는 27.5미터였고 깊이는 3-4미터 정도 되었다. 영국에서 수영을 시작하며 어릴 적 물에 빠졌을 때의 깊은 물 트라우마가 없어졌는데 그래서 오아시스 수영장에서 수영하기가 편했다.


가끔 학원 친구들과 오아시스 수영장에 가면 바닥에 동전을 떨어뜨리고 누가 먼저 주워 오는지 내기를 하며 놀았다.


그렇게 물에 있는 시간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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