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담배를 처음 배운 것은 4 ~ 5살 시기로 추정된다. 누구에게 배운 것이 아니라 독학으로 깨우친 흡연. 그 당시에는 길거리에 꽁초가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장초만 주워서 피우곤 했던 단편적인 기억. 누구보다 일찍 담배를 배웠지만 그만큼 손절도 빨랐다.
어머니의 목격담에 의하면 그날도 불씨가 살아있는 꽁초를 주워서 피다가 어른이 나타나자 얼른 바지 주머니에 넣어 숨겼다고 한다. 그때 바지 주머니가 뚫리며 조그맣게 화상을 입었고 그 후로는 담배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게 되었다는 증언.
일찍 배웠기에 일찍 끊었고 친구들이 담배를 시작하던 시기에도 그다지 피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았다. 최근에는 트렌드가 변해서 전자담배로 많이 넘어간 것 같다. 냄새가 나지 않는다면서 실내에서 피우는 이가 꽤 있다. 전혀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신기하다고 하면서. 사실 전자담배의 그 멜랑꼴리한 냄새가 더 오래 남아 있는데.
담배는 밖에서 피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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