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위복? 새옹지마라고 해야 할까. 자전거를 타고 어제 남아서 싸온 푸라닭 몇 조각을 먹었다. 어제의 씁쓸했던 기억이 잔향으로 남아 있어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지만 남은 음식을 버릴 수는 없었다.
프라다 가방 같은 닭포장지에서 소스와 엉켜 딱딱하게 굳은 날개를 꺼내 입에 문 순간, 새로운 맛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어제와는 또 다른 오묘한 치킨의 맛. 숙성회와 같이 치킨도 숙성이 된다는 건 처음 알았다.
일명 숙성치킨. 고추마요 양념이 치킨 속살까지 스며 들어 쫀득하면서도 차가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배가 불러 다 먹지 못해 남겨온 치킨이 이런 행복을 줄 것이라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역시 인생은 모르는 것이다.
당분간은 숙성치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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