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테니스를 잘 치는 일반인이라도 선출(선수출신)을 이기는 건 쉽지 않다. 특히 고등학교 이상까지 테니스를 쳤던 선출에게 이긴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테니스 뿐 아니라 다른 운동 종목도 비슷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투입된 시간이 압도적으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첫 책을 출간했을 때 인스타그램 닉네임은 '봉봉주세용' 이었다. (카카오 브런치에는 여전히 봉봉주세용) 하지만 서평 이벤트를 진행해 주셨던 분이 닉네임을 '작가 이어진'으로 바꾸라고 했다. 내 이름을 인스타에서 검색할 때 나오지 않는다며. 그래서 잠시 '작가 이어진'으로 바꿨다가 하루만에 다시 봉봉주세용으로 변경했다.
고작 책 한권 출간했는데 내가 작가라니. 스스로 계면쩍기도 하고 어색했다. 작가라는 건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생각을 달리 하기로 했다. '작가 이어진' 을 나의 부캐로 만들기로 한 것이다. 유재석이 유산슬로, 김신영이 다비이모로, 이효리가 린다G라는 부캐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유재석이 유산슬로 활동했지만 사람들은 그를 정통 트롯가수로 보지 않는다. 일상에서 유재석이라는 사람이 있는 것이고 대중 앞에 유산슬이라는 캐릭터를 갖는 것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다양한 모습 중 하나를 내세우는 것.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즐거움과 일상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
책을 읽다 보면 느낄 수 있다. 전업 작가가 쓴 글과 일반인이 쓴 글의 차이를. 테니스를 칠 때 일반인과 선출의 차이처럼 극명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과 책에는 각각의 개성이 담겨있고 그 사람의 인생이 녹아 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그 글을, 그 책을 읽는 가치가 있다.
작가라는 게 별 건가.
자신의 생각을 쓰고 공유하는 게 작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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