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컴컴한 저녁 시골의 버스 터미널. 형광등 불빛은 깜박거리고 터미널 안쪽 오른쪽에 있는 조그만 상점에 주인 할아버지가 혼자 앉아 티브이를 보고 있다. 꼬맹이는 할아버지에게 천 원짜리 지폐 한 장을 내밀면서 쥐포와 봉봉을 달라고 한다.
할아버지는 백 원짜리 동전 2-3개를 거슬러 주고 테이블 위에 있는 버너에 불을 붙인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굽기 시작하는 쥐포. 정확하게 3번을 뒤집어서 굽고 빠르게 불을 끈다. 할아버지는 쥐포를 툭툭 털어 광고 전단지에 싸서 건네 준다. 꼬마는 시원한 봉봉과 뜨거운 쥐포를 들고 버스에 올라탄다.
버스가 출발하면 꼬마는 조심스럽게 쥐포를 찢어 입에 넣고 봉봉을 마시기 시작한다. 내가 기억하는 가장 맛있는 간식. 그건 시외버스 뒷자리에 앉아서 먹는 쥐포와 봉봉이다. 특히 봉봉은 마지막에 포도 알갱이 하나가 남는데 그것까지 완벽하게 먹으면 묘한 성취감이 있다.
'봉봉주세용'이라는 닉네임은 거기에서 나왔다. 봉봉을 먹기 전 그 설레는 마음. 글을 쓸 때도 그런 설렘이 있기 때문이다. 봉봉만큼 좋아했던 것은 쌕쌕이다. 봉봉은 해태에서, 쌕쌕은 롯데에서 만든 음료. '쌕쌕주세용'도 생각해 봤는데 그건 뭔가 어감이 야하고 쑥스럽다. 그래서 결론은 '봉봉주세용'.
닉네임 봉봉주세용의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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