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을 하는데 뛰어 내리려고 하는 사람을 만났다면?

가을 등산 에피소드

by 봉봉주세용

등산. 산을 오른다. 왜? 거기에 산이 있으니까. 사실 산이 있으면 돌아서 가는 게 맞다. 하지만 수고를 마다하고 산에 가는 이유가 있다. 운동도 되지만 가벼운 여행의 기분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을 등산, 거기에다 사람의 발길이 뜸한 이른 아침의 등산은 일종의 선물이다.

빡빡한 빌딩숲에서 벗어나 새소리를 들으며 걷는 산길은 상쾌하다. 해가 뜨기 시작하며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눈부신 빛과 시냇물 소리, 그리고 풀내음. 산을 오를 때는 천천히, 대신 쉬지 않고 걷는다. 곧 예열이 되고 심장 박동수가 올라가며 얼굴에 땀이 맺힌다.

그렇게 정상 근처에 갔을 때 바위 위에 빛바랜 연두색 등산 가방과 자켓, 스틱, 장갑이 고이 놓여 있는 것이 보였다. 의아해하며 지나치는데 저 멀리 낭떠러지에 한 남자가 아래를 내려다 보고 서 있었다. 남자는 뭔가 중얼거리는 것 같았는데 곧 뛰어내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급한 마음에 외쳤다. “아저씨, 하지 마세요.” 남자는 놀란 듯 나를 쳐다보고 손으로 그냥 가라고 휘휘 저었다. 다시 한번 가까이 다가가 얘기했다. “아저씨, 뭐하시는 거에요?” 그때 나는 봤다. 커다란 반원을 그리며 산 아래로 떨어지는 힘찬 물줄기를. 아저씨는 오줌을 싸고 있었다. 아주 시원하게.




가을에는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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