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따라 길따라
이른 아침 따뜻한 짱뚱어탕이 먹고 싶었다. 시골 산속에 있는 조그만 식당. 지도에도 식당의 운영 시간이 나오지 않는 그런 곳. 찾아간 곳은 등산로 입구에 있는 식당이라 당연히 아침 식사가 될 줄 알았는데 11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고 한다. 덩치가 큰 사장님은 미안해하며 돈을 받지 않을 테니 시래기국이라도 한 그릇 마시고 가라고 한다.
점심때 다시 오겠다고 했는데 사장님은 잠시 앉아 있으라고 하며 커다란 국그릇에 담긴 시래기국과 따뜻한 밥, 겉절이 김치를 양은 쟁반에 내온다. 시래기국은 메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족끼리 먹으려고 만들었다는데 어릴 적 집에서 먹던 그 맛이었다. 시원한 김치와 따뜻한 시래기국의 조합. 근래에 먹었던 그 어떤 것보다 맛있었다.
염치없이 밥을 한 그릇 더 먹고 정신을 차려보니 사장님은 주방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릇을 쟁반에 담아 가져다주니 사장님은 “입에 좀 맞나 모르겄네.” 라며 다음에 또 오라고 한다.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에 식사 비용을 드렸는데 사장님은 한사코 거절했다. 잘 먹었다고 꾸벅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배가 따뜻해졌다. 날씨는 추웠지만 시래기국도, 사장님의 마음도, 모든 것이 따뜻한 아침이었다.
잘 먹었어요, 사장님.
⠀
⠀
#짱뚱어탕 #시래기국 #아침밥
#감사합니다 #주말일상 #맛따라길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