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엔딩

by 봉봉주세용

벚꽃이 만개한 봄날의 공원. 유난히 큰 벚꽃 나무 아래 긴 벤치가 있었다. 잠시 쉬려고 그곳을 향해 걸어가는데 뒤에서 가방이 날아왔다. 슬로우 비디오처럼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온 가방은 벤치 위에 정확히 떨어졌다.

“얼른 와!”

아주머니는 얼른 벤치에 앉아 함께 온 동료들에게 소리쳤다. 뒤이어 온 일행은 잠시 사진만 찍을 거라고, 미안하다고 하며, 멀리서 부터 이 자리를 찜해뒀다고 했다.

벤치 주위에 앉아 있던 사람들도 그걸 보고 웃음이 터졌고 나도 멋적게 웃으며 괜찮다고 했다. 주위에 벤치는 많으니까. 지하철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가방을 던지는 스킬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실제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날씨도 좋고, 꽃도 이쁘게 핀 날. 굳이 가방을 던지지 않고 사진을 찍는다고 얘기해도 충분했을 텐데. 경쟁의 시대? 내가 이기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눌러야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일까. 그런 시대. 정신을 바짝 차려야 겠다. 또 어딘가에서 가방이 날아올 지 모르니까.




어느 멋진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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