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있는 목욕탕은 남탕에 사람이 거의 없다. 특히 내가 가는 새벽 시간이나 늦은 저녁에는 혼자서 쓸 수 있다. 대신 여탕은 동네 사랑방 같은 곳이라고 한다. 여탕 때밀이 아줌마가 인싸라서 사람이 모이고 그걸로 목욕탕이 유지된다는 남탕 때밀이 아저씨의 귀뜸.
최근 동네에 있는 목욕탕 중 2곳이 문을 닫았다. 내가 가는 곳은 반년 전 천원 가격 인상을 했고 며칠 전에도 천원이 올랐다. 원래 금액을 지불하고 들어가려는데 카운터의 낯선 남자가 가격이 올랐다고 돈을 더 내라고 했다.
항상 카운터에 앉아 있던 아저씨가 보이지 않았다. 목이 늘어진, 무슨 단체 이름이 새겨진 흰색 티에 검은 반바지, 주황색 욕실 전용 슬리퍼를 신고 다니던 아저씨. 사우나가 꺼져 있으면 단골이라며 틀어주고, 한번씩 물을 낭비하지 않는 지 체크하러 들어오던 아저씨.
“왔어?”, “잘가요.” 라고 항상 먼저 인사를 해주던 아저씨가 보이지 않던 날 알게 됐다. 그 분이 사실 목욕탕 주인이었다는 걸. 그날 때밀이 아저씨에게 들었다. 그 분은 목욕탕을 넘기고 떠나셨다는 걸. 바뀐 주인은 더 이상 안에 들어오지 않는다. 깔끔한 옷을 입고 카운터에서 돈을 받을 뿐.
⠀
몰래 칫솔도 주시곤 했는데.
고마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