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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주세용 Oct 13. 2021

검은 고양이, 할머니 그리고 고통 속에 달리는 나

10km 달리기 - 4일차

10km 달리기 4일차.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떠졌다. 일어났는데 몸이 피곤하지 않고 정신이 말짱했다. 음악을  듣다가 운동복을 입고 밖으로 나갔다. 어제보다 춥지 않았다. 살짝 찬기운이 있었지만 달리기 좋은 온도다. 심호흡을 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어제보다 확실히 몸이 가벼웠다. 어제는 초반에 약 1만번 정도 그만 뛸까를 생각했는데 오늘은 그 정도는 아니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이 실감났다. 뛰다 보니 할머니가 길 중간에서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뭐지.


지나가면서 보니 검정 고양이 한 마리가 할머니를 보고 앉아 있었다. 자세히 듣지는 못했지만 할머니는 손자에게 얘기하듯 고양이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고양이도 할머니와 아이 컨택을 하며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나름 졸려 보였는데 매너있는 친구였다.


달리다 보니 벤치에 앉아 있는 커플이 있었다. 이른 새벽이었지만 많은 얘기를 나누는 것 같았다. 시간이 지날 수록 걷는 사람이 늘었다. 뛰는 사람도 한 두 명씩 보이기 시작했다. 다들 무슨 생각을 하면서 걷고, 뛸까.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무슨 생각을 했던가.

분명 많은 생각을 했는데

기억나지 않는다.

꿈이었나?

#달리기 #10킬로미터달리기 #4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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