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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윤정 Oct 07. 2021

와인패키지 전문 스튜디오, 자오샹 디자인


중국에서 와인병 패키지 디자인을 전문으로 만드는 회사가 있습니다. 고량주라면 몰라도 서양의 와인을 전문으로 하는 패키지라니. 언뜻 말만 들어도 쉽게 상상이 가지 않지요. 그러나 심지어 이 와인병 디자인은 아주 멋지게 디자인되어 패키지디자인 분야의 오스카상이라 불리우는 pentawards 디자인 공모전에서 금상, 은상을 11번이나 휩쓸었습니다. 
이 디자인회사의 이름은 자오샹(卓上)디자인. 디자이너 武宽夫이 심천에 설립한 회사로 수년간 브랜드 디자인 분야에서 꾸준한 실적은 쌓은 회사입니다.
실제 자오샹의 작품을 보면 기존의 우리가 생각하는 와인병의 틀을 멋지게 깨버립니다. 그 대표적인 디자인이 바로 이 와인병 디자인데요, 











2010년 pentawards에서 금상을 수상한 이 디자인은 마치 지구에 불시착한 운석같습니다. 기하학적으로 절삭되어 있는 표면은 빛이 굴절되며 시시각각 신비하게 비뀌지요. 그리고 이 운석의 뚜껑을 열면 마찬가지로 절삭되어 있는 와인병이 모습을 드러내는데요. 금으로 수공된 1, 그리고 28개의 보석알갱이가 박힌 와인병의 표면은 흡사 우주의 별을 그대로 담아낸듯 합니다. 마치 우주의 운석을 발굴해낸듯한 와인입니다.
 













 
 그런가하면 업계 최초로 와인의 전통모양을 탈피한 디자인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기존의 곡선적인 디자인과 달리 마치 발사믹 식초처럼 기하학적인 모양으로 디자인한 이 와인은 최초로 유리병 대신 스테인리스강을 사용해 단단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습니다. 













 
한편 자오샹은 이런 형태의 시도만 하는것이 아닙니다. 같은 와인병 디자인이더라도 패키지디자인의 그래픽디자인을 다양하게 갖고가며 와인병 디자인의 혁신을 꾀하고 있습니다. 자오샹은 와인병에서 사람들의 다양한 직업군을 와인병에 표현하기도 하고 중국의 예술가들과 콜라보하여 예술적 정취가 살아있는 패키지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또 산지의 등고선을 추상적으로 표현하여 그래픽에 적용했는데 색 역시 7가지로 다양하게 표현하여 만물이 생장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이처럼 자오샹은 와인패키지의 다양성을 실험하며 와인병 패키지를 예술의 세계로까지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와인이 서양의 술이라고 하여 단순히 서양적 이미지만을 갖고가는것이 아닙니다 .자오샹이 내놓은 와인병 패키지들을 보면 지극히 중국 전통에 기반하고 있는데요, 다음의 작품이 그렇습니다. 모란은 중국전통에서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꽃입니다. 이에 기반하여 자오샹은 금색 모란꽃을 와인에 둘러 고급스러우면서도 동양적인 느낌이 디자인하게 하였으며 와인병의 로고 역시 중국 당나라풍의 여인이 포도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형상화하여 중국적 정취를 강조하였습니다.
 












 
또 중국의 전통서예를 응용한 작품들도 눈에 들어옵니다. 와인브랜드 '贺'는 한국말로 '경축하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요, 자오샹은 이에 착안하여 贺의 부수를 풀어 와인패키지에 적용했습니다. 力라는 한자는 포도가 주는 덩쿨의 힘, 口한자는 와인잔에 술을 따랐을때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  贝는 고풍스럽고 가치가 높은 브랜드가 되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각각의 패키지에 한자를 서예로 멋스럽게 써서 적용하였지요. 그래서 와인 네병은 함께 나란히 두었을때 마치 동양화 작품과도 같은 인상을 선사합니다. 서양에서 시작한 와인이지만 충분히 동양적인 매력을 뽐낼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가하면 오를 '승' (昇)자를 중국의 유명 서예가 6명에게 맡겨 같은 한자지만 다른 패키지디자인의 느낌이 날 수있도록 디자인했습니다. 각 서체가 가진 다른 특징덕분에 한 와인에서는 우아한 느낌이, 다른 와인에서는 당차고 힘찬 느낌이 살아 있지요.   
 




자오샹이 이처럼 파격적인 와인디자인패키지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이유는 중국이 본래 와인의 생산지가 아니었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자오샹은 기존 유럽디자이너들이 갖고있던 와인디자인의 틀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고 소재와 재질의 실험들을 거듭하며 와인병 패키지를 새롭게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주목해볼만 합니다. 







해당 포스트는 저서 <중국디자인이 온다>에서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846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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