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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윤정 Oct 12. 2021

백이 아니다, Transwhite Studio

중국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


오늘은 Transwhite Studio,非白工作室, ‘비백공작실’이란 이름을 가진 디자인 스튜디오를 소개해보겠습니다. 비백(非白) ‘백이 아니다’ 란 뜻인데요. 보통 이름에 이런 부정적 의미를 넣기 쉽지 않은데, 과연 이들은 어떤 의미로 이런 스튜디오 이름을 지었을까요?



색띠로 아티스트의
색깔을 표현







清影艺术空间十周年





일단 이들이 최근 유명해지게 된 작품을 살펴봅시다. 이 작품은 인나 아트 스페이스(Inna Art Space)에서 위탁한 10주년 기념 브로슈어와 책자, 포스터입니다. 형형의 색띠들이 이어져 아이덴티티를 만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여러명의 아티스트들이 모였다는 것을 강조하듯 불규칙한 선들이 이어져있는게 특징입니다. 이 색띠는 포스터에도 쓰였을 뿐더러 브로슈어, 도록, 전시장을 메우는 공통적인 아이덴티티가 됩니다. 형형색상의 색상이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습니다. 도록의 본문구성 역시 흥미로운데요, 직접 폰트를 만든듯한 불규칙한 영어폰트들과 정렬되어 있지 않은 본문디자인과 사진구성이 다른 도록 디자인들과 차별점을 보입니다. 마치 책 안에 책이 있는듯한 구조인데요, 특히 책을 쌓아놓으면 이렇게 책등의 색띠들이 다시 세로로 이어지는 구조가 돋보입니다. 아이덴티티부터 디자인, 편집까지 디자인에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합니다.
























홀로그램과 gif포스터로
패턴의 주제 표현










다음 소개할 작업은 International Creative Pattern Design Competition 2018, 즉 패턴공모전의 포스터입니다. 각양각색의 패턴 공모전 포스터답게 화려한 홀로그램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데요, 특히 움직이는 gif포스터 형태를 활용하여 평면의 그래픽에서 각각의 문자요소들이 움직이게 만든 점이 흥미롭습니다. 각 문자들은 회전하고 변형되며 또다른 패턴을 만들어내는군요. 거기에 포스터는 홀로그램박으로 처리해 사람이 움직일때마다 포스터의 색깔이 확확 바뀝니다. 평면의 포스터에서 어떻게 하면 입체적인 변화효과를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한 결과물이지요. 눈에 띠는 아름다운 디자인뿐 아니라 매체와 인쇄효과를 활용해 공모전의 주제를 최대한 드러냈다는 점에서 무척 인상적인 작업입니다.






















QR코드와 고전게임의 만남







《深圳特区成立三十五周年》



G Train, L Train exhibition poster 라는 작업에서도 비백스튜디오는 꽤 흥미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이 포스터를 잘 보면 배경에 문자들이 어그러진게 보일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패턴같기도 한 문자들인데요, 사실 이 문자들은 직접 비백 스튜디오가 아티스트 G Train, L Train의 영어와 중문 문장을 출력하여 하나하나 이어 붙인 것입니다. 디자이너 나름대로 아티스트의 언어를 패턴으로 재구성한 셈이지요. 이렇게 형성된 문자패턴은 가방굿즈 제작에도 활용되었고 포스터 배경에도 활용되었습니다. 직접 손으로 작업을 재구성한 참신한 시도가 돋보입니다.












문자들을 오리고 붙이고..
문자의 재구성







庐山归宗度假区 导视系统, 2017


G Train, L Train exhibition poster 라는 작업에서도 비백스튜디오는 꽤 흥미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이 포스터를 잘 보면 배경에 문자들이 어그러진게 보일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패턴같기도 한 문자들인데요, 사실 이 문자들은 직접 비백 스튜디오가 아티스트 G Train, L Train의 영어와 중문 문장을 출력하여 하나하나 이어 붙인 것입니다. 디자이너 나름대로 아티스트의 언어를 패턴으로 재구성한 셈이지요. 이렇게 형성된 문자패턴은 가방굿즈 제작에도 활용되었고 포스터 배경에도 활용되었습니다. 직접 손으로 작업을 재구성한 참신한 시도가 돋보입니다.

















항저우에서의 활동







물론 그 이전에도 비백스튜디오는 중국 항저우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아름다운 시각작업물들을 만들어냈습니다. 항저우 시후에서 열리는 음악페스티발의 단골 포스터 디자이너로 활동하기도 했지요. 화려하면서 안정감있는 그들의 작업은 많은 중국 젊은이들의 눈길을 끌었지요.
















Transtype, Transtalk , Transtage







그러나 그들의 비범한 행보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보통 이정도의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로 성장했다면 계속 그래픽 작업에 매진을 하려할텐데, 이들은  Transtalk, Transtype, Transtage 라는 세가지 프로젝트로 디자인실험을 이어갑니다. Transtype은 문자를 우연적 효과에 의해 변형시키며 새로운 문자의 가능성을 실험합니다. 비백스튜디오에서는 문자를 무심코 잘라내며 새로운 문자를 만들고 다시 이를 재조립하여 조형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이렇게 설계된 문자는 달력디자인에 응용하며 새로운 문자의 가능성을 제안합니다. 한눈에 보기엔 다소 난해하지만 이는 문자의 가독성과 기능성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라고 여길 수 있습니다.














Transtalk 역시 흥미로운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 Transtalk에서는 그들이 직접 세계의 디자이너들과 아티스트를 초청하여 강연을 듣고 그들의 전시를 열고 또 이를 책으로 출판합니다. 매번 그들은 자신들이 초빙한 디자이너를 위해 초청장을 만들고 이들의 강연을 듣고 싶은 사람들을 모집합니다. 일종의 디자인 허브로서의 역할을 겸하는 것이지요.

















Transtage는 자신들이 작업실을 디자인 라이브러리와 디자이너들의 공공장소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디자이너들이 자신들의 공간에 모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지요.
여기까지 살펴보면, 비백스튜디오의 행보가 다른 디자인 스튜디오와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통 디자인 스튜디오가 좋은 작업물로 시장에 좋은 반응을 얻으면 다른 프로젝트들을 수주받으며 규모를 확대하는 한편, 비백스튜디오는 자신들의 인지도를 이용해 사람들(디자이너들)을 끌어 모읍니다. 사실 공공기관도 아닌 개인 스튜디오가 명사를 초청하여 디자인 강연을 열고 자신의 공간을 개방하는 것은 분명 번거로운 일입니다. 이는 ‘사람이 모이는 곳에 일이 생긴다.’는 중국인의 전통적 사고방식이 반영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이들은 자신들의 영역을 ‘디자인 스튜디오’에만 한정짓기를 거부하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예술적 실험장소, 강연의 장, 디자인 도서관, 출판사.. 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고 다양한 영역을 융합하며 새로운 디자이너의 역할모델을 만들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바로 이들이 추구하는 ‘transwhite’이자 비백(非白)의 개념이 아닐까요? 이들이 추구하는 새로운 시대의 디자이너 역할모델을 앞으로도 흥미롭게 지켜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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