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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중국 문화

중국의 술 이야기

酒逢知己千杯少

jiǔ féng zhī jǐ qiān bēi shǎo

마음이 맞는 좋은 친구와 함께하면 천 잔의 술도 부족하다




인천 국제공항 면세점에서 중국 항공사 직원들이  중국 명주를  싹쓸이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중국 술을 왜 한국에서 사냐고 물었다. 중국엔 가짜가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無酒不成席(술이 빠지면 모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 술은 중국인의 생활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중국사람들은 부탁을 할 때면 담배와 술을 선물하는 경우가 많은데 ‘烟酒(담배와 술)’와 ‘究(연구하다)’의 발음이 같다. ‘술과 담배’를 주면서 일이 성사되게 ‘연구’ 해 달라는 뜻이 아닌가 싶다.


중국의 술 문화

중국 상주(商周) 시기에 이미 중국은 양조업이 매우 발달했다. 갑골문과 금문의 ‘酒’ 자와  다양한 청동 주기가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해 준다. 그 후 증류기의 출현은 중국의 술역사에 중요한 전기를 마련해 주었다. 가열 증류 과정을 거쳐 수분을 줄일 수 있게 되자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만들 수 있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백주(白酒)이다. 백주는 약 800년(송대)의 역사를 지닌 술이다.


중국 금나라 동 증류기



술의 종류

황주는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에 속한다.  찹쌀을 원료로 하여 당화, 발효 그리고 압착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황주는 양조한 후 저장해서 마셔야 제맛이 난다. 황주는 노란색을 띠며 향이 진하고 맛이 좋다. 알코올 도수는 비교적 낮아서 보통 10-20도 사이다. 하지만 영양가치는 다른 술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 소흥의 자판지우(加飯酒), 뉘얼홍(女兒紅), 주앙웬홍(壯元紅)이 유명하다. 중국 남방 지역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황주 한 항아리를 땅 속에 묻어 두는 풍습이 있었다.   아들인 경우에는 과거를 보러 갈 때 꺼내서  장원급제를 기원하며 가족, 친지와 함께 마셨다. 그래서 이 술을 ‘장원홍(壯元紅)’이라고 불렀다. 딸일 때에는 시집갈 때  꺼내서 하객들에게 대접했다.  '뉘얼女兒'은 '딸'이라는 뜻이다. 중국인은 빨간색이 부귀와 행운을 가져온다고 믿는다. 그래서 ‘뉘얼홍(女兒紅),’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뉘얼홍(女兒紅)

한국 소주는 무늬만 "소주(燒酒)"?

백주는 중국을 대표하는 술이다. 곡물 등을 원료로 해서 당화, 발효 그리고 증류의 과정을 거쳐 만든다. 백주는 무색이며  알코올 도수가 비교적 높다. 도수는 일반적으로 40도 이상인데 높은 것은 65도 짜리도 있다. 불을 붙이면 타기 때문에, 불사를 '소(燒)'자를 써서 ‘소주(燒酒)’라고도 부른다. 2019년도 중국의 10대 명주는  마오타이지우(茅台酒) ,우량예(五粮液), 루저우라오지아오 (泸州老窖), 양허다취(洋河大曲), , 랑지우, 지앤난춘( 剑南春), 펀지우(汾酒), 수이징팡(水井坊),  시펑지우(西凤酒)이다. 이 외에도 와인, 맥주, 약주도 즐겨 마신다.



중국에 있을 때 술을 사던 단골 가게가 있었다. 어느 날 술을 사러 갔는데 가게 문이 닫혀 있었다. 가짜 술을 팔아서 영업 정지 처분을 받았다고 했다.  중국에서 가짜 술의 덫에 걸리지 않으려면 현지인들이 즐겨 마시는 저렴한 가격의 술을 고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중국은 가짜 술에도 고급 위조 방지 기술이 부착되어 있어서 경찰도 탄복할 정도이다.


가성비 좋고 우리 입맛에 딱 맞는 술


시정화의(詩情畵意·시적인 정취와 한 폭의 운치 있는 그림)를 부르는 술

중국에서는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술을 만날 수 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정치, 경제, 문학예술, 군사, 의약 등 각 영역에서 술의 자취를 만날 수 있다. 고대의 유명한 시인, 화가, 서예가들도 술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삼국시대의 조조도 술을 좋아했다. 그의 시구 何以解憂 唯有杜康(무엇으로 근심을 풀까, 오직 술뿐이라네)는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는 명구절이다. 시선 이백은 술을 좋아해서 어떤 사람은 그의 시에서 술 향기를 맡을 수 있다고 한다. 송대 문학가 구양수는 스스로를 ‘취옹(醉翁)’이라 칭하고 술을 마신 후 유명한 ‘취옹정기(醉翁亭記)’를 썼다. 왕휘지도 술을 마시고 명작 ‘난정서(蘭亭序)’를 썼다.


난정서(蘭亭序)

 

山中与幽人对酌

李白  


两人对酌山花开,一杯一杯复一杯。
我醉欲眠卿且去,明朝有意抱琴来。


술잔을 마주 들고 


단둘이 마주 앉아 술잔을 드니 

산에는 꽃이 피네 

한 잔 한 잔 

다시 또 한 잔 


나는 취해 졸리나니

그대는 이제 돌아가게 

내일 아침 술 생각나거든 

거문고 들고 오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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