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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미정 Sep 16. 2020

01.  아이를 한 뼘 더 키우는 <책 모임>

-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함께 읽기, 책 모임의 시작


 조용한 곳에서, 오롯이 홀로 한 권의 책 속으로 푹 빠져들 때 나는 행복하다. 책은 나의 좋은 친구이자 지혜로운 멘토이다. 삶의 고비를 넘을 때마다 책 속에서 길을 찾았다. 나는 ‘읽는 인간’이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지금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문장 사이에서, 책장 사이에서 질문하고 답을 얻었다. 지금도 나는 여전히 ‘읽는 인간’이다. 하지만 더 이상 혼자 읽지 않는다. 여러 사람과 ‘함께’ 읽는다.   


  ‘함께’ 읽기는 5년 전 우연히 시작됐다. 도서관 인문학 강좌를 듣고, 후속 모임에 참여한 것이다.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같은 책을 읽고 토론했다. 같은 책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이 모였고, 그것에 각자의 삶이 더해졌다. 내가 알고 있는 세계가 얼마나 좁은지, 내 선입견이 얼마나 위험한지가 명징하게 드러났다. ‘함께’ 읽기를 통해 나는 훌쩍 성장했다. 유연한 사고, 타인에 대한 존중, 나를 둘러싼 세상에 대한 관심을 내 안에 키워냈다.


책 모임에서 나를 발견하다


  함께 읽기를 더 많이 하고 싶어서 직접 모임을 만들었다. 세계문학읽기, 토지 읽기, 니체 읽기, 역사 읽기 등 읽고 싶은 책이 생길 때 마다 책모임을 만들었다. 혼자 읽을 때 가졌던 나의 생각이 함께 읽기를 통해 와장창 깨지는 게 즐거웠다. 열린 마음으로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듣는 내 모습에 희열을 느꼈다. 무엇보다 기쁜 것은 ‘나다움’을 찾았다는 거다. 읽고 듣고 말하면서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구나!’ 알게 됐다. 나는 읽고 쓰는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한, 행복해지는 사람이다.


  이제 나는 행복해질 거다. 읽는 인간에서 쓰는 인간으로 거듭날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책 모임을 통해 나를 찾고, 나의 삶은 달라졌다. 주변의 시선에서 좀더 자유로워졌고, 내가 좋아하는 일에 시간과 열정을 집중해서 투자했다. 나날이 새로운 시선을 얻고, 사유가 깊어졌다.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중 '이 좋은 것을 우리 아이들이 일찍부터 경험하며 자란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경험상 부모로서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것 중 가장 좋은 것이 책과 책 친구란 건 분명했다. 더 기다리고, 머뭇거릴 시간이 없었다. 바로 아이 책 모임을 만들었다.


 첫째 아이 초등학교 4학년, 둘째 아이 초등학교 1학년때 아이들은
 자신만의 책 모임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아이 책 모임이 이제 6년째가 됐다.  아이들이 읽은 책과 나눈 이야기가 넘치도록 쌓였다. 이제 나는 아이 책 모임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책 모임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책 모임에서 어떤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책 모임 안에서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자랐는지 쓰련다. 두 아이를 책으로 키운 이야기,일종의 독서 에세이라고 해야 할까. 특별한 독서 교육이 아니라 독서가 삶이 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책 모임을 하며 두 아이와 내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얼마나 성장하고 단단해졌는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우선은 일주일에 두 편씩만 써 보자 다짐한다.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가닿아 그의 마음을 흔들 수 있다면,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만든다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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