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미정 Sep 17. 2020

02. 진짜 독서 교육, 책 모임이 답이다

- 책 모임 하면 아이가 책을 읽는다

  우리 아이 독서 교육 잘 되나요?
 

  독서 교육이 중요하다, 책 많이 읽는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 아이 키우는 사람이 자주 읽고, 듣는 말이다. 책은 아이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준다. 아이는 책에서 좋은 친구, 멋진 어른, 지혜로운 스승을 만난다. 책은 우리 아이를 사려 깊고, 진중하며, 따뜻한 아이로 키워준다. 독해력, 이해력, 어휘력, 사고력을 키워주는 것은 기본이다. 부모 바람대로 아이가 잘 읽고, 생각을 키워간다면 성적도 잘 나올 것이다.


  그런데 책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일이 쉽지 않다. 요즘 세상에는 책 보다 재미있고 신나는 게 너무 많기 때문이다. 만화, 동영상, 게임, 각종 스포츠 등. 오감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매체가 아이를 유혹한다. 하얀 종이 위에 단정하게 늘어선 까만 글자를 진득하니 읽어갈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읽은 책에 스티커 붙이기, 읽은 권수 세어 선물 사주기, 보이는 곳마다 책 늘어놓기 등 좋다는 방법은 다 써보지만 딱 그때뿐이다.  


  밥 먹으면서도 책 본다는 이웃집 아이 이야기를 들으면 한숨만 나온다. 누구네 집 아이는 중학생 수준의 어려운 책을 읽는다는데, 우리 아이는 학습만화만 끼고 사니 속상하다. 책 읽기, 토론하기, 글쓰기를 한 번에 해결해준다는 독서 논술 학원 광고지에 마음이 흔들린다. 겨우 아이를 설득해서 학원에 보내면 그제야 마음이 놓인다. 억지로라도 읽게 되니 얼마나 다행인가. 친구들과 토론도 시키고, 글도 쓴다니 금상첨화라는 생각에 안도한다.하지만 정말 이게 다 일까?


독서 교육, 정말 이게 최선인가요?

 

  두 아이의 엄마이자 17년 차 초등학교 교사인 내가 직접 겪은 일이다. 정말 이거면 될까? 무조건 책을 많이 읽히면, 학원에 보내 독서 논술을 시키면 다 된 걸까? 우리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스스로 책을 찾아 읽을까?  나는 오랫동안 이 문제로 고민했다. 직업이 교사인지라 독서 교육은 내게 더욱 중요한 화두로 다가왔다. 독서 교육 관련 서적을 찾아 읽고, 독서 토론 지도사 자격증을 땄다. 좋다는 독서 교육 연수은 죄다 수료하고, 교사 연구모임에 나가 독서교육 방법을 연구했다.


  이런저런 방법을 배워 가정에서, 학교에서 꾸준히 적용하며 애썼다. 하지만 그 모든 노력에 불구하고 ‘부모나 교사의 도움 없이 아이가 스스로 책을 계속 읽을까?’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없었다. 책 읽기가 하나의 숙제나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게 하고 싶었다. 아이가 책에 대한 일시적인 관심을 갖는 것에 그치지 않고 평생 동안 책과 친구로 살 수 있길 바랐다. 그렇게 오랫동안 애쓰며 찾아낸 답은 결국 내 안에 있었다.  내가 어떻게 책 읽는 즐거움을 느꼈는가?, 내가 책을 통해 삶이 변화했다고 느낀 순간은 언제였나? 그건 바로 책 모임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책을 읽을 때였다.


진짜 독서교육, 책 모임이 답이다.


   곧장 두 아이 책 모임을 만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책 모임이 너무 좋아서, 쉬지 않고 계속했다. 큰 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인 현재까지, 작은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초등학교 6학년인 현재까지 책 모임을 하고 있다. 큰 아이는 5년째, 작은 아이는 6년째 책모임 중이다. 책 모임을 통해 아이들은 독서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편견 없이 타인의 의견과 감정을 존중하는 걸 배웠다. 친구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 스스로 책을 읽는다. 혼자 읽기보다 함께 읽을 때 책을 더욱 풍부하게 읽어낸다. 무엇보다 기쁜 일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친구들과 만나는 책 모임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는 거다.  


  책 모임에 참여하는 엄마들도 ‘성적에 도움되는 독서’가 아닌 ‘아이 내면의 성장을 위한 독서’에 더 많은 관심을 두게 되었다. 물론 책 모임 하는 풍경이 항상 핑크빛으로 화사하고 멋지기만 한 건 아니다. 모든 게 처음이라 잘 되지 않는 날도 있고, 어려운 일도 많이 생긴다. 그러나 책 모임에서 우리 아이가 자기 이야기를 자유롭게 꺼내 놓는다. 친구들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다. 아이가 스스로 책을 찾아 읽고, 더 깊이 생각하려고 애쓴다. 그 모습을 보며 엄마들은 아이들이 즐겁게 읽고, 말하고, 쓸 수 있게 돕기 위해 더욱 애쓴다. 책 모임을 계속하겠다 다짐한다.   


   책 모임으로 아이를 키우며 깨달았다. ‘스스로 좋아서 하는 책 읽기’ 그리고 ‘함께’ 하는 책 읽기가 아이를 평생 독자로 키운다. 의미 있게 읽은 단 한 권의 책이 아이를 책 나라로 기꺼이 여행하도록 돕는다. 책모임을 경험한 아이는 내 생각만 고집하지 않고 타인과 소통한다. 책을 스스로 찾아 많이 읽지만 잘난 척하지 않는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가 있음을 알고 겸손해진다. 우리 아이를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라게 해 준다. 진짜 독서 교육, 책 모임이 답이다.


스스로, 좋아서, 함께 하는 책 읽기가 우리 아이를 평생 독자로 키운다.



    







매거진의 이전글 03. 책 모임이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