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만보 Jun 07. 2017

철권을 7번이나 굴리고

그러면서 오늘도 손가락에 지문이 없어지도록

그 유명한(?) 3D 캐릭터가 등장하는 대전 격투 게임 [철권]이 오락실에 등장했을 때,

이 게임이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신규 콘솔 게임기로 나올 것이라는 소리를 듣고 돈을 모았습니다.

철권 발매와 함께 당시 프리미엄 가격이 붙어있던 플레이스테이션과 조이스틱 세트를 구입했을 때는 상당히 많은 돈이 들어갔습니다.

잠이 안 올 정도로 환상적인 게임 환경에 꿈을 꾸면서도 버튼을 누르고 있었지요.


오락실에서 밖에 할 수 없었던 게임을 가정용 콘솔 게임기로 할 수 있게 된 것에 큰 의미를 둘 수도 있겠지만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이 39800엔이나 하는 고가 기기로서 과연 얼마나 활용도가 있는지 다들 궁금해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굴하지 않고 열심히 때리고 막고 치고 박으면서 즐겼던 게임이라고 하겠습니다.

불론 폴리곤 게임으로서 격투 장르를 새롭게 보여준 [버철 파이터]와 함께 그 매력적인 세계는 꾸준히 발전해왔지만 이 철권이 보여준 매력은 기존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멋이 있었습니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의 개성이라는 것을 따로 거론할 필요는 없겠지만, 닌텐도 차세대 기종에 납품될 예정이었던 장비가 전혀 새로운 형태로, 독자적인 게임기가 되어 등장했다는 것만 해도 많은 화제였습니다.


그런데 같은 플레이스테이션 하드웨어에서 놀라울 정도로 정밀한, 새로운 캐릭터 모델링과 주인공(?) 카즈야의 썩소를 들고 나온 '2'는 말 그대로 충격 중에도 충격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신규 캐릭터는 물론이요, 기술의 흐름, 콤보 액션의 절묘한 타격감.

말 그대로 조이스틱이 부서질 정도로 두들기도 두들겼다고 하겠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2로 넘어와서도 철권의 기세는 꺾일 줄 몰랐고, 그 사악한 막장드라마는 더욱 사악한 즐거움에 빠트렸습니다.

물론 중요한 스토리, 배경이라고 하지만 엉뚱한 스토리 구성에 막장 드라마가 이어지다 보니 꼭 스토리가 필요한 것인지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그래도 플레이스테이션 2 렌즈가 버벅거릴 정도로 돌렸다는 점에서 놀라운 작품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플레이스테이션 3와  PSPS라는 묘한 곳까지 뻗어나갔던 5~6과 태그 토너먼트를 생각하면 이 세계는 정말로 취미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하겠습니다.


통신 대전 시스템, 온라인 매치가 원활하여진 것도 있어서 그렇지만, PC버전까지 발매되어 한동안 국내 게임업계의 조이스틱 품절 사태까지 불어온 이 작품은 7이라는 타이틀을 달고나와 많은 이들을 열광시켰습니다.

뭐, 그 지긋지긋한 미시마 일가가 보여준 막장 드마라는 한 단락 마무리되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정리할 것처럼 보이더니 이제는 신세대 격투 캐릭터들이 활약하는 맛을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즌 패스를 포함하여 DLC 캐릭터가 포함될 것이 확실하고, 추가 꾸미기 아이템들이 어디까지 추가될지 모르기 때문에 더욱 불안 반, 기대 반의 심정으로 오늘도 버튼을 두드리게 됩니다.


이 세상은 아름답고 즐겁고 행복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는 말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뜨거운 주먹의 세계.

7번째를 맞이하여 오늘 밤도 불태우고 있는 자신을 보면서 (그래 봤자 신규 캐릭터 기술을 몰라서 그것을 익히느라 연습모드만 달리고 있지만) 언젠가 온라인에서 멋진 1승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훌쩍.

무슨 애들이 비기너인 주제에 그렇게들 강한지 말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얼마나 더 놀아야 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