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또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라는 것
해외 친구들, 특히 서양 쪽 친구들과 채팅으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가끔 나오는 이야기가 동서양 거리에 대한 판타지입니다.
특히 서양에는 없는, 동양스러운 분위기에서 그냥 기분이 업된다고 하는데,
동양사람이 서양문화권에 가게 되면 만나는 이질감과 함께 흥분을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겠지요.
처음 해외에서 연락이 와서 팔았던 사진도 이런 종류였습니다.
그 사진은 팔려서 글에는 넣어둘 수 없지만 도심에 기이한 글자가 나열된 간판들이 있는 사진이 그쪽에는 상당히 특이한 어필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또,
이쪽은 우에노 상점가 거리인데, 사실 서양 친구들이 잘 모르고 보면 이게 한국인지 일본인지, 중국인지 모른다고 합니다.
특히 한글, 대한민국에 대한 이해가 적었던 시절에는 전혀 엉뚱한 사진이 자주 인용되기도 했다니까요.
그런 것 때문인지 가끔 한중일 삼국 취미인이 모여서 서양 쪽 취미인들과 채팅하다 보면 재미있는 소리도 나옵니다. 동양 같은데 서양 같은 곳, 서양 같은데 동양 같은 곳에 대한 이야기지요.
근대 도시화된 곳이 많아지면서 비슷한 느낌을 가진 곳이 제법 있다는 것도 그 이야기에 속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별생각 없이 찍은 사진이 팔릴 줄은 생각도 못했고 어떤 때는 정규 수입보다 많아서 놀랐던 추억이 있습니다. 별것 아닌 것이 별것이 되는 것을 느끼면서 새삼 내가 가진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때이기도 합니다.
물론 견문을 넓힌다는 의미로서 여행을 추천하는 경우도 있었다지만 그런 시간을 어떤 형태로 자신의 삶에 더해갈 수 있는가는 또 다른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어떤 나라를 갔더니 세계 공용어라는 영어가 전혀 통하지 않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유스텔에 8명이 모였는데 다들 영어가 안됩니다. 북유럽과 동유럽에서 여행 온 사람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었는데 포르투갈어나 자국어, 프랑스어만 되더라고요. 그래서 한동안 바디랭귀지로만 생활을 했었는데, 의외로 이게 통하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아직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지역 지도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로 유명 관광지를 찾아 이동하는 길목에 있는 곳에 들린 여러 나라 사람들이 그냥 몸짓만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은근 별것 아닌 일상에 대한 것을 새롭게 기억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우리 일상에는 그런 것이 많을 것 같습니다.
워낙 당연하게 있던 것이라 생각을 해서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을 새로운 환경에서 그 중요함을 깨닫는 것을 보면 사람은 역시 이런저런 상황을 맞이해봐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