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다시 여행을 하려고 생각할 때가 두근두근이지요.
우선 여행과 관광은 달라요.
사실, 같은 동네에 다녀왔다고 해서, 그것이 꼭 같은 취미 경험으로 남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실감한 곳이 일본, '딩가딩가 취미 여행'이었거든요.
주변 취미인 왈, '쓸데없이' 사람들 모아서 여행 가는 것을 좋아한 덕분에 알게 된 것이기도 합니다.
이런 감상은 혼자 여행할 때와 단체로 관광을 가게 되었을 때 많이 경험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느낌이 좋아서 별생각 없이 찍어둔 사진이 팔려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보니 에헤헤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메마른 날씨라서 별로일 것 같았던 시즌에도 또 좋은 매력을 만나볼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정말 비바람 불고, 폭풍을 만나는, 고생하는 여행길이 훨~~~씬 오랜 시간 추억에 남는 것을 보면 말이지요.
다른 경험들은 사진이라도 들쳐보지 않으면 그러했던 경험들을 까먹고 있다는 것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래서 사진기록이라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됩니다.
물론 자주 갈 수 없는 곳은 더욱 심정에 남는 것들이 있지요.
특히 자연경관이 좋은 곳은 날씨, 계절 변화에 따른 모습을 바라보고 싶어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정말 생각이라는 것이 없이 다니는 것이 중요하다는 감상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여행을 가서 멍~ 때리는 것이 몸에 익어버리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가면 아무래도 그만큼 생각이 정리되고 사회적 인간에 가까운 모습을 가지게 되지만 혼자 나가면 정말 자기 생각에만 골몰하게 되니까요.
여럿이 우르르 가서 관광을 하는 것과는 또 다른 의미로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일로 가서 틈만 나면 옆으로 빠지는 것이 좋을 수도 있고,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지만요.
이런 생각, 감상의 방향을 상호 간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습니다.
저와는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는 다양성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이와 함께 하는 것도 좋지요.
견문을 넓히는 영역을 훨씬 확장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좋습니다.
특히 저 자신이 생각하지 못하는 관점을 보는 이의 시선, 의견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즐겁지요.
사실 여행지, 관광지라는 것은 대부분 비슷한 단체들 모습을 많이 보게 됩니다.
어쩌다 보니 한국, 일본, 중국의 3대 이웃나라 관광객들을 다 보고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확실히 깃발 휘날리면서 여기저기 오가는 모습을 보면 묘한 추억거리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사람 많은 곳은 또 사람 많은 대로의 추억거리가 남기도 합니다,
여타 지역과 달리, 동남아 지역을 돌아다니면 그런 부분이 확실히 진하게 보이기도 해서 흥미롭지요.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는 그런 관광팀 옆에 슬쩍 들어가 가이드가 하는 설명도 듣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끔 여행을 가보면 자연, 천연이 주는 감동과 인간들의 역사에 의해서 완성된 멋들어짐 가운데 어떤 쪽을 더 훌륭하게 바라보는가 하는 시점 차이도 느끼게 됩니다.
그래 봤자 사람이 만들어 놓은 것과 자연이 수천, 수만 년이라는 세월을 거쳐서 보여주는 감동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주는 영향력을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겠지요.
그래서 도심에서 보는 자연, 경치의 변화라는 것은 또 오묘한 맛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전신주나 하수도 맨홀 뚜껑을 찍게 된 것은 이런저런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앞만 보면서 걷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돌아보면서, 아래 위로 흩어보는 습관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냥 지나가면서 놓치고 말 것 같은 것과 달리, 천천히 걸으면서 이런저런 모습들을 담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아합니다.
특히 눈, 시력이 나쁜 저로서는 그냥 느낌대로 찍어둔 후에 나중에 귀국해서 사진들을 정리해 보면서 그 안에서 미처 바라볼 수 없었던 것을 새롭게 발견하면서 즐거워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진이라는 것이 기록이라는 것 이상으로 재미있지요.
사람들은 자기가 바라본 것만 기억하고, 기억하는 것만 추억한다고 하지만, 미처 기억하지 못하던 것을 새롭게 만나보는 과정이라는 것도 또 재미있는, 여행에 대한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그냥 가고 싶어서 가는 정도로서 마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런저런 시간을, 추억을 담아두고 다시 꺼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여행은 언제나 그 자체보다 그 전과 후가 더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여행은 한 번만 가보고 멈추는 경우가 없다고 하지요.
그만큼 매력적인 취미 아이템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 넓고 넓은 세상을 구경하고 다니기에도 모자란 인생이라는 말도 있지만 (18~19세기라면 당연한) 지금 시대는 마음만 먹으면 (물론 그 마음먹기가 정말 어렵지만) 천천히 돌아볼 곳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조금만 여행, 관광을 해보면, 언제나 여행을 시작하기 전, 여행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가 제일 설레는 것을 느낍니다. 사실 정작 여행 그 자체를 하고 있을 때는 둘러보는 동안 소모되는 체력 때문에 은근 설렘보다 헐떡 거리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여행을 생각할 때, 계획할 때, 그리고 다녀와서 아무 생각 없이 찍어둔 사진자료들을 돌아볼 때 묘한 설렘을 떠올리면서 에헤헤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