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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anbo De Salon

그냥 돌아다녀본 곳들

정말 생각 없이 그냥 돌아다녔지요

by 만보

사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여행을 했다기보다는,

대학 초기에 전국에서 모인 여러 지역 사람들과 만나면서 내가 대한민국, 서울이라는 도시 한 동네에서만 살았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확실히 그런 것을 통해 사람은 자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후 군생활과 사회생활을 통해 이런저런 지역 사람들과 만나가는 묘한 흥미로움을 깨닫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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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야 한국인이다 보니 자연히 한국을 돌아다닌 곳이 더 많다고 생각을 하지만, 지역을 돌아다닌 횟수나 이동 거리등을 생각하면 사실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닙니다.

대충 구글 지도를 꺼내 돌아다닌 곳을 체크해봐도 그냥 그렇고 그렇지요.

그러고 보니 아직도 제주도와 독도는 못 가봤습니다. 훌쩍.
울릉도까지는 갔었는데 파도가 높아서 독도에 가는 것은 실패를 했는데 그때 이후로 이쪽 방향으로 나갈 일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언제나 때를 잘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제주도는 가볼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이상하게 인연이 없습니다.
여기 지도에 표시할 수 없었지만 백두산은 다녀왔습니다. 중국 쪽을 통해서 볼 수 있는 지역이지요.
다행스럽게 한국인들이 경영하는 시즌에 다녀왔지만 이후 소식을 들어보면 현재는 대부분 중국에 의해서 관리되는 백두산이라서 그런지 좀 다른 형태로 바라보게 됩니다.

그냥 지나가기만 한 곳은 체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몇 시간이나마 머물러본 곳들만 체크를 했습니다.
대부분 자의보다 타의, 또는 웬수같은 친구들 때문에 가본 경우가 많습니다.
진도는 진짜 진돗개 보러 갔었습니다.
땅끝마을을 갔다 오기는 했지만 정확하게 그 표기가 있는 곳을 다녀온 것이 아니라서 좀 아쉽기는 합니다.

다만 여전히 저는 낚시와는 취미가 맞지 않더라고요.

몇 번 친구들의 취미영역에 이끌려 가보기는 했지만 물고기를 잡는 것보다 먹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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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한국 다음으로 가장 많이 다녀본 곳이라고 하면 일본입니다.

의외로 별것 아닌 흔적이고 그렇게 많이 다닌 것도 아닙니다.
취미 여행은 한 20여 회 정도 되는 것 같은데 대부분 사람들이 가본 뻔한 코스입니다.
당연히 회수로는 도쿄가 제일 많습니다.

오사카, 나고야를 제외하면 대부분 1~2번 정도씩밖에 가보지 않아서 좀 그렇지요.
일본에 있었을 때 조금 더 많이 돌아다녔더라면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북해도도 정말 하코다테 만 가봤기 때문에 북해도를 가봤다고 말하기 좀 어렵기도 합니다.
그것도 길을 잃어서 (자동차 끌고 갔었습니다) 헤매다가 동네만 돌고 말았지요.
코베는 야경이 멋지다고 하지만 비가 와서 기록이 없는 것도 아쉽습니다. 당시는 방진방적이 되는 카메라가 아니었기 때문에 비가 와도 막 찍고 다닐 수 없었지요. 참고로 여행 때는 별로 계획을 잡고 나가지 않아서 비도 많이 맞았고, 폭풍이나 지진, 화산 폭발도 만났기 때문에 아름다운 추억뿐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도 많습니다.

참고로 일본에 있을 때는 혼자, 자취생활이었기 때문에 요리에도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은근히 일본에서는 여러 가지 음식 관련 방송이 많았고, 요리, 세탁, 청소를 일반적으로 접하다 보니 결국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러면서 조금씩 음식에 대한 접근 방법이 달라졌고 이런저런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더랍니다.
그만큼 일본은 먹을 것, 볼 것, 즐길 것에 대한 접근이 쉬웠다고 하겠습니다.
그런 형태로 다양한 것을 만나가는 재미를 늘리다 보니 일본 여행 때마다 다양한 것을 비교해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은 정말 먹을 것에 대한 다양한 세계가 있어서 즐겁지요.



대충 돌아다녀 본 여유를 생각해보면 여행을 위한 시간이 맞아떨어진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기회가 있을 때, "뭐, 바로 갔다 오지" 결정할 수 있었을 때라는 것이 참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세계지도는 좀 구분이 묘해서 두 개로 나누었습니다.

월드 A 지도에 표기된 붉은 곳이 돌아다녀 본 곳인데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룩셈부르크나 뮌헨 같은 지역은 정말 이렇게 큰 배율 지도에서 제대로 표기하기 어렵거든요.
그러고 보니 이렇게 다녀온 나라 개수를 세다 보니 다녀온 나라가 23개인지 24개인지 좀 헷갈리기도 합니다.
사실 그래 봤자 그 숫자의 태반은 유럽 한 번 다녀오면 금방 더해질 수 있는 숫자입니다.
아프리카와 남미 지역은 접근도 못했기 때문에 여전히 아쉽다는 말을 하지요.

다만 정리 글을 써둔 후에 일로 이집트에 알제리, 모로코 일부 지역을 더할 수 있어서 어중간하게 아프리카 대륙에 발을 올리기는 했습니다. 다만 사파리 지역이나 아프리카 다운 모습을 제대로 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또 여행을 다녀왔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모습이기도 합니다.
터키는 언젠가 날 잡아서 다시 가보고 싶은 지역인데 이래저래 정치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여준 것 덕분에 아쉽습니다.
당시 모항공사 마일리지가 넉넉하게 남아있어서 어지간한 곳은 다 다녀올 수 있었는데 말이지요.


나누어 놓은 월드 지도 B입니다.
그래 봤자 미국과 캐나다밖에 없지만요.
빨강 머리 앤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애드워드 지역 표기도 까먹었습니다만 친구랑 산간 코티지에서 머물렀던 지역도 정확하게 위치를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역시 표시가 안되어 있습니다. 곰 실물을 보았던, 인상적인 지역이었는데 말이지요.
알래스카는 친구가 오로라 보러 갈 수 있다고 해서, 별생각 없이 에 따라갔다가, 배터리 방전되어 오로라 사진 한방 못 남기고 온 추억 덕분에 에헤헤 하면서 기억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어벙한 일이라고 하면 뉴욕은 그럭저럭 자주 지나간 편이어서 월드 트레이드 빌딩 같은 것을 찍어두지 않았는데 - 도심에서 찍으려면 좀 덜 예쁘게 나오니까요. 크루즈 타고 해변가로 나가거나 먼 곳에서 따로 찍지 않으면 그림이 안 나오거든요 - 설마 9.11 테러가 일어나 무너질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앞에서도 써두었지만, 여행을 갈 수 있는 건수, 타이밍이 왔을 때, 바로 하루 이틀 사이에 결정하고 이동할 수 있었다는 것은 나름 운에 속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은 그렇게 하고 싶어도 여유를 만들기 어려운 경우가 일반적이니까요.

물론 저도 일과 취미, 그리고 경험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서 행복한 취미인이라고 말을 하지만 역으로 지금에 와서 일이 아닌 형태로 나가보기 어렵게 된 것이 좀 아쉽기는 합니다.
결심만 한다면 몇 년 안에 수십 개국 다녀오는 것은 일도 아니라는 지금 시대이지만 정말 그런 결심과 함께 몸이 움직이기 어렵다는 것을 새삼 경험합니다. 참고로 저는 여행수가 좀 적은 편입니다. 주변에 워낙 웬수 급 여행인들이 많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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