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소리지만 그게 또 그렇지요.
제가 참 좁은 시야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1995년.
뭐 벌써 2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친구가 유럽까지 와서 (자전거 타고 데굴데굴) 성당을 보러 가자고 해서.
라고 저는 답했더랍니다.
녀석이 성당을 다니는 것은 알았지만 설마 여기까지 와서 기도를 드리려나 라고 생각을 했답니다.
참고로 장소는 스페인, 녀석이 가보자고 한 성당은 '가우디 성당'으로 널리 알려진 '사그라다 파밀리아'였습니다.
가우디 건축 작품 가운데 최고 역작으로서 알려진 성당이라는 것이 그 근처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가자'라고 하면 못 알아먹었던 저였지요.
나름 이런저런 것에 관심을 두고는 있었지만 프랑스 지역을 지나면서 거의 반죽음이 될 정도로 체력이 저하되어 스페인도 거의 흐느적거리면서 돌아다녔기 때문에 관광이 아니라 고생길의 절정기에 도달해있었기도 했기 때문에 그런 소리가 나왔지만 그 애는 내가 가우디가 디자인한 그 성당이라고 해도 못 알아들을 줄 알았고,
저는 그냥 가우디가 디자인해서 아직까지도 올리고 있는 성당이 있다고만 알고 있지 그 정식 명칭이 사그라다 파밀리아인 줄은 몰랐지요.
서로가 아는 것만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니까 "가우디가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만들고 지금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그 유명한 사그라다 파밀리아에 가보자"라는 형태로 이해가 되지 않고 이상한 오해를 만들었다고 하겠지요.
사람은 역시 자신이 아는 것만을 가지고 상황을 판단하고 보게 된다는 것을 그때 새삼 느꼈더랍니다.
그래도 친한 친구였는데 새삼 사람은 자신이 아는 것만 본다는 것을 진~ 하게 느꼈지요.
참고로 찍은 것은 이탈리아 두오모 디 밀라노입니다.
스페인 사진들은 전부 슬라이드 필름으로 찍어서 훌쩍.
비수기 시즌에 가게 되면 대부분의 성당들은 이런 식으로 보수공사를 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모습을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유명 성당들은 대부분 그 앞에 넓은 광장을 가지고 있어서 이런저런 이벤트나 행사도 벌어지기 때문에 또 다른 추억을 만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