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만보 Apr 13. 2020

나는 만나지 못한 예쁜 때

대부분의 여행이라는 것이 그렇지만

나름 이런저런 나라 여행을 다녔지만 아직도 밖으로 나간다는 것은 여러 가지 기분을 느끼게 해 줍니다.

그중에서도 사진을 예쁘게 찍어 남기지 못한 장소와 때에 대한 추억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역시 동서양의 만남, 고전적인 풍경과 노을이 멋지게 어우러진다는 터키, 이스탄불이었습니다.



제 사진 아님, 유명한 이스타불 야시장 사진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런 이미지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상당히 아름다운 노을 시간대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이지요. 더불어 전기발전이 그렇게 강하지 않아서 하늘과 마을의 경계가 멋있게 그려지는 곳이고요. 저는 왜 제대로 사진을 못 찍었는가? 하면 날씨 탓입니다. 더불어 '시즌'이 있지요. 중간 경유로 들려서 잠깐 머무는 사이였지만 그때가 상당한 겨울 시즌이어서 저녁이 일찍 오는 것이었습니다. 생각하지도 못한 시간차에 당황만 해서 그런 풍경을 담아두지 못했습니다.



동유럽. 밤에 가서 찍어볼 곳이라는데 저는 낮에만 돌아다녀 그 모습을 못 보고 왔습니다. 

널리 알려진 몇몇 장소에 대한 느낌이라는 것은 틀림없이 잡아두고 싶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지 못했다는 것은 아쉽지요. 뉴욕도 그렇지만 의외로 가 있을 때는 사진에 잘 담아두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서 아쉽다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야경이 멋지다던 코베에 갔을 때 비만 줄줄 내리지 않나, 홋카이도에 가서 눈은커녕 비와 안개만 보고 오지를 않나, 북경 만리장성에 갔더니 그놈의 황사 때문에 제대로 된 풍경을 담지 못하고 훌쩍이지 않나, 장가계에서는 물안개가 조금 멋지기도 했지만 사진으로는 영~~~꽝인 상태가 이어지지 않나, 홍콩에 가기만 하면 비와 안개 때문에 그 뻔한 홍콩스러운 사진 한 장 못 건지지 않나. 이런 경험들을 하게 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오면서 수많은 멋진 사진을 담아오는데 저는 훌쩍이면서 오는 경우라고 하겠지요.

개폼 잡는다고 뉴욕에서는 흑백사진만 찍어서 나중에 돌아보니 컬러사진으로 남아있는 것이 없어서 끄억 거리지 않나,

첫 유럽 여행 때는 현지에서 필름 구입해서 사용한다고 하다가 잘못해서 슬라이드 필름을 구입, 대부분이 엉뚱한 꼴을 보지 않나.


일이 아닌 관광으로 들리면 꼭 이런 물안개가 흑흑.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면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이라는 것을 돌아보면 재미있기는 합니다.

개고생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묘하게 엉뚱한 모습, 엉뚱한 시간에 생각하지 못한 모습을 보고 오는 것도 여행의 재미니 까요. 실제 제 경우는 여행이라기보다 일을 동반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순수한 여행 자체는 굉장히 적은 편입니다. 

그런 반면, 추억으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을 정리하지 않은 것은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일과 여행의 추억이 동반되다 보면 우연치 않은 경우를 만나보게 됩니다.

 

  

 

아는 사람은 아는 로웰. 물론 일반 관광지는 아닙니다. 밤에 가야 하지요.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가보기 힘든 장소에 가서 데굴거릴 수 있다는 점은 나름 이런저런 취미 인생에 있어서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우주 관련으로 흥미가 있으신 분들은 알고 있는 그곳입니다.

세상일이라는 것이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또다시 생각해보면 그런 일과 인연들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는 재미라는 것은 꾸준히 생각해보게 됩니다. 많은 것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도 되고요. 더불어 같은 시간대에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에서 어느 곳에서는 어떤 사건이 일어나고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찾아볼 수 있어서 또 다른 감상을 말해보기도 합니다.


설명을 잘못 읽어 가게 된 스위스 산장. 정확한 지명도 모름.

그러고 보면 스위스에서 아침을 맞이했던 것과 함께 중간에 하이디의 고향을 찾아가 보려다가 쇼를 한 생각도 납니다. 캐나다에 있는 빨강머리 앤의 고향 '프린스 에드워드 섬'과 하이디의 고향을 돌아보려고 한 것은 나름 여유가 있을 때 벌인 일이었지만 정작 당시에는 내비게이션 같은 것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감으로 찾아가는 것이다 보니 완전 날 고생만 했지요. 지금처럼 어느 정도 정보를 찾아서 검색해두고, 지도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말입니다. 물론 지금에 와서 그런 식으로 여행하라고 하면 말도 안 된다고 포기를 하는 경우도 생기겠지만 그런 우연치 않은 꼴을 보면서 다니는 것도 어떻게 보면 또 추억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언젠가 제대로 가서 다시 한번 경험해보고 싶은 모습들이라고 하겠지만 확실히 여행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체력이 되는 젊을 때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더들리 페이지 파노라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