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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보 Apr 17. 2020

영웅본색 : 英雄本色

한국은 나쁜 녀석에게 물들었다

영웅본색

홍콩 / 英雄本色 : A Better Tomorrow

MOVIE

범죄 드라마

감상 매체 VHS THEATER DVD LD TV

1986년


즐거움 50 : 44

보는 것 30 : 25

듣는 것 10 : 9

Extra 10 : 10

88 point


1986년 작품입니다. 처음 극장에서 개봉했을 때는 정말 이상한 기류가 흘렀지요.

중국 영화라고 하면 대부분 쿵후영화가 최고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작품은 아무리 봐도 낯선 얼굴들에 권법이 아니라 총을 들고 설친다는 것입니다.

'그런 게 무슨 중국 영화야. 할리우드 영화지…'라는 인식 때문에 극장에 가지 않았는데 보고 온 친구들이 하나같이 걸작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봤지요. 그리고는 끝이었습니다(^^).

안 본신 분, 옛날 구닥다리 작품을 뭐하러 찾아서 보냐?라고 생각하실지 몰라도 한번 보시면 찡~하게 뭔가 오는 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1996



사람들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게 되는 부분에서 홍콩 누아르, 그리고 기존에 알고 있던 중국 영화가 아니라는 것. 새로운 개멋, 주윤발, 트렌치코트.

그리고 이 돈으로 담뱃불 붙이는 장면이 주는 임팩트는 여러 가지로서 젊은 아그들에게 큰 영향을 미쳐서 한두 번 개 멋으로 따라 해보기도 했던 추억이 있습니다.

당시 저는 부루마블 돈으로 그 짓을 따라 했다가 (담배를 피우지도 않던 시절에) 좀 고생을 했었지요.

한국적으로도 숨겨진 재미가 쏠쏠했지요. 당시 극장 개봉관들이 그렇게 좋은 시스템이 아니다 보니 사운드가 미묘하게 울리기도 했는데 한국 가요에서 히트한 구창모의 <희나리>가 중국어 버전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당시 이것이 맞다 안 맞다 말이 많았지요. VHS 테이프 끊어질 정도로 다시 틀어보면서 AV시스템의 능력을 체크해보기도 했던 추억이 있습니다.

화면 여기저기에 나오는 감독 카메오 등장. 뭐 오우삼뿐만이 아니라 서극까지 나와서 아기자기한 재미를 알려주었습니다.

보통 트렌치코트, 일명 버버리 코트로 알려진 그 개폼스러운 연출을 위해서 아그들 정신상태와 패션 정신을 많이 버렸습니다.

얼굴을 1/3 정도 가리는 큰 선글라스도 기본 중의 기본이었지요.

그리고 권법 영화가 대부분이었다고 인식했던 홍콩식 영화에서 새로운 인물, 능글맞은 연기력을 선보인 주윤발에게 많은 이들이 찡~~ 하고 가면서 "형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이 작품 때문에 주먹세계로 가버린 친구도 있었으니 나름 세상사 다르게 볼 수 있었던 감성의 시절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어찌 되었든 DVD 박스 세트를 통해서 다시 만나본 이 영웅본색 세계는 상당히 다른 감각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작품이라는 것은 사실 무슨 아카데미 상 같은 것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이런 사소한 흥행 작품 하나를 가지고 꾸준하게 연결되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되었지요. 이 영화 보고 한국에서도 이런 작품 하나 못 만들겠냐! 라면서 뛰어든 친구들도 많았다고 하겠습니다. 연극, 영화, 그리고 TV 쪽은 물론이요. 음악업계로 데굴데굴 굴러갔으니 말입니다.

사실 이 영화 때문에 음악적인 감상력도 높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주옥같은 명곡, 분위기 깔아주는 음악들이 화면을 메웠지요.

그 부분은 당시 아직 카세트테이프나 라디오 방송 청취로밖에 접근할 수밖에 없었던 시절에 굉장히 매력적인 음악관이었습니다. 영화 하나를 통해서 패션, 삶의 방식, 음악, 연출, 연예계로 접근해가는 방식에 대한 논이 따로 나올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더불어 보면 주윤발, 적룡, 그리고 장국영이라는 인물상에서 또라는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당시 한국 CF에 주윤발은 당당하게 그 매력적인 느낌을 전달할 정도로 즐거운 시대감을 보여주었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이 드라마는 여타 생각할 것이 많았던 시절, 그때의 흥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성룡이 쎄냐, 이소룡이 쎄냐 하던 이야기를 하던 것에서 의리와 인정. 그리고 개멋을 따지기 시작한 상황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 2006



해외 행사에서 주윤발을 만나보고 그 덩치에 놀라기도 했지만 (당시에 키가 그렇게 큰 줄은 몰랐지요) 여러 가지 영화생활 가운데 그가 상당히 무명 기간이 길었고 쌓여온 연기력이 이 작품에서 폭발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사실 그 묘한 드라마 감을 보여준 하모니카의 선율에는 많은 녀석들이 울먹였습니다. 형제애와 함께 의리, 조직이라는 개멋 - 이후에 불었던 도박영화 붐과 함께 - 쓸데없이 개멋 넥타이와 하얀 가운 (사실 저에게는 어울리지 않았지만), 알이 큰 선글라스는 여전히 90년대를 달리게 한 추억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영화 속에 포함된 노래라는 것은 대부분 해외 영화, 할리우드 영화와 클래식의 도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감동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소룡의 테마곡, 그리고 이 영화에서 다시 한번 진하게 다가왔습니다. 당시 빽판이라고 불렸던 음반들에서 이 영웅본색 LP는 극에 달한 판매량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갈 때마다 구하기 힘들었지요. 조금 나중에 홍콩에 갔을 때 영웅본색 LP와 CD를 둘 다 구입했던 추억은 바로 이 작품에 빠져서 헤매고 있었던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 작품은 말 그대로 싸나이 영화이다 보니 이성들에게는 그렇게 인기가 없었던 추억도 있습니다. 아무리 여자 친구에게 이 영화 죽인다, 함께 보고 눈물을 쫄쫄 흘리자고 해도 공감대를 만들기 어려웠었지요.

그냥 "오빠, 윤발이가 멋지게 나온다. 국영이도 멋져"라는 감상을 여자 친구가 말하는 것을 듣고 헤어진 친구도 있습니다. 이 감성을 못 알아주는 여자와는 연애를 할 수 없다!!라는 것이 나름 개 멋스러운 영웅본색 팬으로서 나갈 길이었지요.

시대는 변하고 변해서 드라마적인 구성이나 연출, 그리고 뻔하다는 말도 하게 되지만 이 작품, 그리고 이 노래를 듣게 되면 여전히 찡한 느낌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감수성이 강했던 시대였기 때문에 그런 것도 사실이지만 (저는 철이 없이 데굴데굴 놀았던 시절이 길었습니다) 세상에서 자신을 만들어가야 하는 고독한 싸나이들의 세계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 2009



친구들과 이야기를 다시 해봐도 중국, 홍콩영화의 백미이면서 그 안에서 강호의 의리라는 부분을 말하고 느끼게 해 준 작품은 역시 이 작품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더불어 묘한 마피아, 야쿠자, 홍콩 암흑가 인물상에 대한 제멋대로 식 이해를 가지고 있었더라지요.

실상 이 작품에서는 너무 여성의 매력이 적었기 때문에 진득하기만 한 영화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후에 일본에 가서 비디오 영화로 나온 야쿠자 작품들을 보면서 싸나이 스러운 드라마라는 것이 가지는 매력이라는 것에 빠져서 헛바람이 든 생활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이후 남자들이 모여서 떠들면서 술 마시고 담배 피우면서 보는 영화에는 영웅본색 시리즈와 대부, 그리고 일본 야쿠자 영화가 꼭 들어가게 되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가족, 의리, 그리고 사회에서 살아가는 모든 남자들의 마음속에는 다들 이런 작품에서 흐르는 애절한 테마곡과 함께 사람들의 만남, 연결이라는 것을 생각해본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족을 위해 참을 수 있는 이들. 지금의 애아빠 취미인들이야 말로 진정한 영웅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 2011

물론 우리들의 마음속에서 영원한 싸나이 장면은 둘이 보여준 그 장면들이라고 하겠지만요.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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