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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보 Apr 28. 2016

블로그로 변화된 것

하다 보니 많은 것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우선 가장 큰 변화는 '주변 인식'입니다.

과거에는 수시로 다양한 장소에서 사진을 찍을 때, 이상한 눈을 보는 경우가 있었지만 블로거들이 사진을 찍어 남기는 행동이 알려지면서 찍는 행동 자체를 크게 이상하게 보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물론 스마트폰 문화가 널리 퍼지면서 찰칵거리면서 플래시를 터트리는 것도 이해를 받게 되었지요.

그 부분은 저에게 있어서 확실히 편한 문화생활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1980년도부터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이것저것 찍고 다니면 이상한 눈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다만 저는 제가 블로그를 하고 있다는 것을 거의 알리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SNS도 취미용과 업무용이 나누어져 있고, 개인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주변 몇몇 취미 친구를 제외하고는 거의 알리지 않고 있고, 일과 관련된 이야기도 블로그에서 하지 않고 있지요. 거의 취미에 관련된, 취미심으로 바라보는 것으로만 써두고 있습니다.

주제가 없는, 중구난방인 제 블로그에서 나름대로 이어나가고 있는 원칙이라고 하겠습니다.

그 때문에 블로그를 바라보는 사회적인 식이 어떤 형태로 받아들여지는지는 주로 해외언론과 웹페이지를 통해서 알게 됩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한국형, 일본형, 아시아형 블로그 생태계 소식도 듣게 되고요.

다른 지역적인 차이가 글로벌하게 웨이브를 보여주는 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전형적인 20세기와 21세기의 취미 시간을 거쳐왔기 때문에 알 수 있는 것이지만 인터넷이 없던 시절과 있는 지금, 스마트폰이 없었던 때와 당연하게 존재하는 지금의 차이라는 것을 모르는 분들과 접근해보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초창기 블로그에 포스트를 써 올리고 있을 때 메모와 안부인사 카테고리에서 질문을 해주는 분들이 많았는데 그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이것입니다.


"어디서 다운로드 받아요?"


상당히 취미 로운 것들만 쓰고 있다 보니 대부분 그런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만화책이나 애니메이션 감상문이 많이 올라가니까 인코딩을 하거나 자막을 만드는 사람이 아닌가 하는 질문도 가끔 왔으니까요.

'인터넷 정보공유'에 대한 인식이 사악하게 전파되어 해외 소프트웨어와 영상자료에 대한 접근을 마구잡이로 요구해가던 시절에 있어서 타이틀 하나씩 구입해서 본다는 것은 상당히 이상한 일이었다고 하겠습니다.

그나마 지금처럼 공유될 수 있는 수단이 많아진 시절이기에 그런 질문이 많이 줄었지만 오래된 작품에 대한 감상글에 가끔 어디서 다운로드하였는가를 물어보는 질문은 지금도 볼 수 있습니다.


해외 만화책 감상 포스트에는 왜 한글 식자가 안 붙어 있는지, 왜 책 표지만 스캔해서 올리는지, 전권 내용을 다 올려둔 곳은 어디냐고 물어보는 질문도 많았습니다.

조금 블로그 정체성이 확보된 후에는


"어디에서 어떻게 구입을 했는가?"

"인터넷이 없었던 때에 그런 것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어요?"


라는 것이 큰 비율을 차지합니다.

블로그 덕분에 한동안 끊어졌던 세대별 취미 인맥을 다시 만들어 볼 수 있었던 것은 좋았지만 이해와 사고영역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면서 재미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저연령층이 좋아할 이야기도 많은 블로그 이다 보니 현역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까지 많은 분들이 방문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던 것은 즐거운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제가 생각을 해봐도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 어떻게 이러저러한 잡다한 것들을 알게 되고 경험하게 되었는지 좀 신기하기도 합니다. 호기심은 있었지만 그렇게 적극적이거나 열정적인 접근을 한 것은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그렇지만 결국 많은 이들이 경험하는 단순한 결론에 도달하기도 합니다.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즉, 자신을 확실하게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런 부분을 친구, 취미 친구, 그리고 해외에 나가 다니면서 진~~ 하게 알게 됩니다.

그래서 여전히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모음에 더 많은 비중을 두게 된다고 하겠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너무 단기간에 무식하게 몰아서 써댄 것 때문에 방문자 분들이 댓글을 쓰기 어려웠다는 말을 나중에 들었습니다.

포스트 하나를 보고 댓글을 쓰려고 하니 어느새 다른 포스트가 올라와 있고, 그것을 보고 댓글을 쓰려고 하니 다시 또 다른 포스트가 올라와 있고 하니 좀 그러했다지요.

한 달에 500~600 포스트를 쓴다는 것은 말 그대로 하루에 20여 개씩 써댄 것이니까요. 조금 심한 날에는 30여 개 이상씩 쓴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새로 알게 된 취미인들과 만나 또 새로운 즐거움을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은 지금도 행복한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로 인해서 새로운 세대, 새로운 지역, 새로운 영역에 계신 분들과 만나서 지금까지 이야기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다만 몇몇 친구들은 블로그 하는 것을 '노는 것'을 보기 때문에 (돈도 안 되는 것에 시간을 버리고 있으니) 이상한 녀석 취급을 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곳에 가더라도 취미 카메라를 가지고 찍어두는 것은 습관이었지만 그것도 돈벌이가 안 되는 짓을 왜 하느냐? 하는 눈치였습니다.

실제 제 수입을 기준으로 하면 정말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쌓아두어야 하는 때인데 계속 사용하는 것에만 관심을 두고 있었으니 좀 그러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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