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는 문화 속에 속해있지만 즐기는 입장은 그것이 취미인지 모른다.
우리들 사회가 가진 여러 가지 보편적 인식을 기준으로 하면 취미 같지도 않은 취미나
취미 같은데 취미가 아닌, 그런 것들이 많습니다.
대략 이런저런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본 경험으로 생각을 하면
그나라, 그 사회, 사람들의 인식이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해있지 않으면
그것이 취미라는 문화적 속성을 가진 것으로 인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결국 취미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라는 것이 존재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객관성과 보편성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는 것이 정확한 취미영역이겠지만, 일반 대중에 있어서는 얼마나 보편적으로 널리 알려져있는 것인가 아닌가 하는 부분입니다.
근래에 널리 알려진 (것으로 생각되는) 자전거와 카메라를 가지고 이야기하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도 타고, 카메라로 사진(디지털 이미지)을 찍습니다.
동네 마실용, 또는 장보기용으로 사용하는 이름도 모를 이상한 자전거(굉장히 싼 것은 7~8만 원 정도입니다)부터 시작해서 그래도 조금 유명한 브랜드를 달고 있는 것 같은 자전거까지 다양하게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사진을 찍어 남기고 보관하고 SNS에 공유하는 형태를 갖추는 것이 상당히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단, 이 자전거와 카메라는 세계 218여 나라 기준으로 볼 때 약 40~50여 개국 정도가 즐기는 문화권에 속합니다. 굉장히 이상하게 들리지요?
일반 자전거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인력이동기기들은 그것을 활용하기 위한 기초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이 도로입니다. 비포장도로를 달릴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포장된 도로를 통한 이동수단으로써 자전거의 활용성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그것이 레저라는 형태로 발전되려면 안전장비를 비롯하여 조명, 전기시설의 확충 등 굉장히 넓은 영역에서 많은 공적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사진 찍기는 더 많은 요구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찍기만을 전문으로 한 SLR 카메라와 달리 스마트폰을 단순하게 찍는 도구로만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듯이 어떤 환경을 위해서 그 주변에 갖추어져야 할 조건이라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지요.
대표적인 것으로 무선 와이파이와 전기 시절의 고급화입니다.
굉장히 이상한 지역으로 가면 정격전압이 굉장히 고르지 못합니다. 심할 경우 10V 이상 차이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프리볼트 대응 기기가 아닌 이상 망가지는 경우가 발생하지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컴퓨터 환경이 적당히 괜찮지 않으면 디지털카메라, 스마트폰 사진들은 꺼내보기도 어렵습니다.
물론 산업화, 발전도에 따라서 굉장히 미개발된 지역이 아닌 이상 그런 환경을 기반으로 즐긴다고 말을 하지만 그 부유하다고 알려진 미국에서도 지역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환경을 보여줍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상당히 무시무시한 IT 인프라망을 구축했다고 농담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간단한 예를 들어봐도 단순한 것 같지만 단순하지 않은 많은 것을 알게 됩니다.
전기, 전자, 일반산업, 도로, 서비스 시설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것도 많다는 것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런 취미 관계에 있어서 객과적이고 보편적인 이해 상황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지요.
가끔 제가 예를 드는 것이지만, 초콜릿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에게 '초콜릿이 맛있다'라는 표현을 전달하기란 굉장히 어렵습니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이야기지만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만 해도 이런 것이 일반적인 관계였습니다.
300년 전만 해도 설탕이나 마시는 차에 대한 이해관계가 달랐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살아온 시간만큼 그 다양한 이해의 변화과정을 알아보는 것도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정말 별것 아닌 취미뿐인 세상이라고 해도 그것을 통해서 알아볼 수 있는 것은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지요.
어렸을 적, 좋아하는 [빨강머리 앤] 소설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어보지 못한 앤이 그것을 먹어보기 위해서 교회 야유회 모임에 참석하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묘한 감상을 느꼈더랍니다.
당시 저에게 있어서 교회라는 장소는 굉장히 따분한 곳이었는데 아이스크림을 먹어보고 싶어서 꼭 가보겠다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았거든요. 물론 시대적인 배경과 사회적 이해관계를 파악하지 못한 어렸을 때 감상이지만 이런 차이점을 처음 제대로 이해하고 깨달았던 때가 바로 앤의 아이스크림에 대한 욕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