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소리인가?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많겠지요.
이런 소리를 하기 전에 50엔에서 100엔, 100엔에서 200엔 시대에 대한 이야기부터 하는 것이 정상이겠습니다만 가샤폰, 캡슐 토이 전국시대를 열었던 가격대가 200엔대였고 이후 300~500엔 시대로 이전을 했기 때문에 이렇게 타이틀을 잡았습니다.
취미가 없으신 분들은 무척 쓸쓸할 만큼 따분한 이야기이니 패스하셔도 좋을 듯합니다.
동네 문방구 구석에서 동전을 넣고 돌리면 나오던 고무인형, 가샤폰, 캡슐 토이의 원형이라고 하겠습니다.
1940년대에 미국산 자동과자 판매기 시장이 크게 흥행을 했고 이것을 바탕으로 1970년대에 일본에 도입된 이후 여러가지 상품기획이 있었습니다. 이런 시장을 기반으로 반다이 밴더 사업부에서 시작한 이쪽 제품군은 말 그대로 애들 장난감 수준이었지만 제법 컬렉션 하는 재미가 쏠쏠했던 것도 있어서 그런지 많은 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접근을 했다고 합니다.
초기 화학 합성수지에 대한 법적 대응 때문에 (환경호르몬에 대한 대응이 시작된 것은 조금 이후였지만요) 대부분의 화학 장난감, 합성수지, PVC를 비롯한 다양한 제품군 제조공장이 중국 쪽으로 이전을 하게 됩니다.
기존과 달리 사업적인 부담과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나쁜 부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알려지면서 더욱 설 자리를 잃게 되지요.
건담을 비롯하여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출시할 수 있었던 일본 업체들은 이후 발전적인 가능성을 생각해보지만 결과는 단순했습니다. 생산지를 해외로 이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불어 해외에서 제작, 발주될 수 있는 제품에는 퀄리티와 생산단가를 맞추어 재 배급(제조한 중국에서 일본으로 배송, 관리되는 비용) 과정에 있어 얼마나 높은 수준을 지켜낼 수 있을지 고심하게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합성수지 성형 사출은 의외로 제품 변형이 일어나기 쉽기 때문에 초기 통통한 SD스타일 제품이 선호되었지만 조금씩 정교한 구성과 매력을 가진 제품들이 세상에 선을 보였던 만큼 그 과정에 있어서 많은 이야기들을 거론해볼 수 있겠습니다.
가샤폰과 달리 캡슐 피겨 컬렉션 붐의 혁신이라 할 수 있었던 '초코 에그' 붐은 일본뿐만이 아니라 아시아권에서 많은 화제를 불러모았습니다.
널리 알려진(물론 관련 취미인들에게 있어서) 카이요도가 이런 무모한 도전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은 반다이를 비롯한 기존 1부 업체들도 접근하기 어려웠던 영역이 캡슐, 미니 피겨 시장이었기 때문입니다. 첫 사진에 나왔던 50엔대 제품이 100엔대까지 가격을 변동시켰을 때는 일본의 산업발전과 경제적 풍요 덕분에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물론 세밀한 제품 음각 구조에 있어서 더 발전된, 그리고 깔끔한 마무리가 있었지만 정작 가격 대비로 본다면 해외이전과 그에 따른 공급 수요 재구성 때문에 함부로 접근하기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일본은 80년대에 들어서 버블경제의 절정을 이루고, 너무나도 여유 있는 다양한 상품군들이 등장합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기상천외한 제품들이 나오게 되는데 그중 몇 개는 취미계에 있어서 획기적인 변혁을 일으켰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그중에는 유명한 성인 장난감도 있겠습니다.
실상 가샤폰을 비롯한 미니 사이즈 피겨 완구들은 100엔대에서 200엔대로 바뀌게 되면서 큰 변혁을 일으켰습니다. 무엇보다 단순한 성형 사출 제품이 아니라 도색이 된, 완성형에 가까운 제품이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중국 내 제조사 구성이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게 된 원인이기도 합니다.
초기 단가가 싼 제품 제조에서 단가가 높아도 일본 내에서 소비비용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제조 생산성의 6배에 달하는 과정을 실제 비용에 있어서 2배 정도 늘리는 것만으로 완성할 수 있었으니까요.
일반 기준에서 2배의 결과를 내기 위해서 기존 제품에 대한 설비투자가 2배 정도 발생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이쪽은 2배를 투입해서 6배, 또는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입니다.
물론 도색과정에 있어서 발생되는 많은 어려움, 제도적 장치 등을 소홀히 하지 않기 위한 여러 가지 접근도 바라볼 수 있겠지만 우선 팔릴 수 있는 상품 영역이 완성된 것입니다.
최소 5만 피스를 기준으로 20만, 40만에 가까운 제품수를 시즌 내에 공급할 수 있다는 것.
기존과 달리 훨씬 더 정교한 구성에 어느 정도 작동이 되는 부품 분할, 여기에 완전한 것은 아니라고 해도 굉장히 높은 형태로 구분되는 도색 완성형 피겨라는 점에서 80년대 중후반은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합니다.
반다이와 유진, 그리고 고토부키야, 카이요도. 이후 피겨 시장이 평균 80만에서 120만, 해외까지 치면 300만에 가까운 시즌(첫 금형으로 찍어내는 생산 타수를 말하기도 합니다)을 맞이하게 되자 제품 퀄리티에 대한 경쟁적인 도전은 계속되었습니다.
지금, 2016년을 기준으로 하면 이런 제품군이 미니 피겨, 식품완구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중간과정을 생략하고 봐도 정말 대단한 시대라고 하겠지요.
커스텀 메이크를 전문으로 하는 업자들까지 생성되어 새로운 업계 상황까지 만들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 대단하기 그지없는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즐거웠던 것은 '200엔대' 제품이 되면서 기존 100엔대 가샤폰 제품군에서 볼 수 없었던 시리즈가 탄생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단돈 200엔으로 이런 제품들을 소유할 수 있다고 하니 저 같은 취미인에게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이런 제품들은 90년대에 들어서 등장을 했고 실제 9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 완성형에 가까운 개성을 보여줍니다.
다만 이런 로봇제품들 보다, 시장에서 큰 불을 피운 것은 캐릭터 제품이었습니다.
저는 죽어라 로봇이나 특수촬영, SF작품에 나오는 것만 좋아서 모았지만 어느새 이쪽도 은근히 마이너가 되고 말았지요.
판권 전쟁에 있어서 독과점과 같이 반다이가 강한 영역표시를 했다는 것도 있겠지만 '유진'을 비롯한 후발 업체의 도전 영역은 말 그대로 더 쉬운(?) 캐릭터 모델에 집중하게 됩니다. 특히 유진 제품은 속옷이 보이게 만들어간다는 전략적인 상품 판매와 몇 개 부품이 호환되는 형태를 통해 말 그대로 마니악한 상품성을 확보하게 됩니다.
90년대 후반기에 들어서는 유진 브랜드에서 펼치는 캐릭터 공략에 맞서 반다이도 캐릭터 상품에 열을 올리기 시작합니다.
갈수록 부품 분할과 도색과정이 고밀도로 높아지면서 (제작 검수과정에 E급 QC난이도가 더욱 세분화되었지요) 200엔대 제품은 말 그대로 초 고밀도 경쟁이 됩니다.
한동안 이 200엔대 시장은 깨지지 않았습니다.
평균 5~6종에 속하는 시리즈 제품을 모으는 데 있어서 1200~1800엔(실수로 한두 개 같은 애를 뽑을 수 있는 비용을 생각해서 / 시크릿 모델은 별도로 봅니다) 내에서 완성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만족감을 줄 수 있게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이런 시장구조에 있어서 안타까운 것은 그 생산기지였던 중국 내에서 2~4배에 가까운 해적판이 동시에 만들어져 해외에 뿌려졌다는 것입니다. 인지도는 높일 수 있었지만 실제 저급 상품들이 알려지면서 엉뚱한 피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암울한 화제라고 한다면 상품가치를 위해서 후발주자가 도입을 한 속옷이 보이는 디자인, 부품 분할에 대한 퇴폐적인 일본문화산업에 대한 인식이라고 하겠습니다.
로봇 장난감도 한때는 일본 군국주의의 발현이라는 이해관계까지 말을 할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재미있자고 하는 부분이 과대해석이나 사회적인 반대 바람을 맞으면 참 이상한 형태로 바라보게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다 하겠습니다.
어찌 되었든, 세상은 계속해서 다양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었고 이 200엔대 제품 시대는 르네상스를 이루었습니다. 실제 이 가챠 상품들은 아직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고, 일본 전역에서 특산품으로 제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말레이시아와 태국, 중국 지역에서 굉장히 이상한 한정판 같은(또는 해적판 같은) 제품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제조공정과정이 까다로워지고 더불어 고퀄리티 제품에 대한 영역이 새롭게 창출되면서 300엔과 500엔대 제품군이 등장하기는 했습니다. 특히 500엔대 제품은 100~300엔대 제품과 달리 '원코인 피겨'라는 형태로 상품 밸류를 잡아가고 있었지요.
물론 고가 상품군(200엔대 제품군과 비교했을 때)에 속하는 제품들은 나름 그 특성을 잘 잡아서 개성 넘치는 영역을 보여줍니다. 축광 제품으로 별자리를 표기한 구성이 또 은근히 인기 있었던 에반게리온 피겨상품이나, 어정쩡한 퀄리티로 묘한 감상만 만들어준 제품들도 늘어납니다.
덕분에 대량으로 만들어지기 어려운 소규모 생산 제품들도 등장했지요.
공각기동대 붐 덕분에 만들어질 수 있었던 시로 마사무네 피겨 시리즈는 여전히 묘한 '얼굴'때문에 이런저런 마(魔)개조 커스터머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지명도가 있다고 해도 마니야 지향 제품군에 속하다 보니 로트 넘버(시즌별 생산 제조번호)가 굉장히 작은 제품들은 그 접근 기준이 달랐습니다. 시장이 달아올라서 평균 20만에 달하는 기존 제품소비율과 달리, 약 5만 정도만 팔려도 다행이라는 형태로 제조되는 제품들이다 보니 2~300엔대에서는 생산 수지가 맞지 않아 500엔대 제품군으로 기획되어 나오는 경우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이후 조금 더 시간이 지나 5000엔대 미만 컬렉션 피겨들이 등장하게 되면서 이쪽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지만 여전히 한 시대의 축을 보여준 제품이면서 2000년대 초반까지 그 영역을 확장한 제품이라고 하겠습니다.
참고로 이것이 10~50엔대 가샤폰 제품 중 하나입니다.
이것을 이 글 처음 부분에 넣으면 브런치의 구조상 이 이미지가 제일 먼저 뜨기 때문에 앞에 넣어둘 수 없었지요. 요 이미지 위에 있는 시로 마사무네 컬렉션, 쿠사나기 모토코 피겨는 500엔짜리입니다.
10배 가격차이만으로 바라보기에는 확실히 많이 달라진 시대상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대중성이 있는 제품들은 300엔대로 잘, 무척 높은 만족도를 보여주는 제품으로 나왔습니다.
평균 40만에서 80만. 해외 판매까지 더해지면(일본 내수와 달리 해외 판매 기록은 집계가 잘 되지 않습니다 - 해적판들이 시장에 많이 깔렸기 때문이라고 사료됩니다) 백만 단위에 속하는 제품들은 제조단가를 낮출 수 있었기 때문에 그만한 가격을 넘어서는 엄청난 행복감이 함께했습니다.
물론 껌 3개 넣어주고 1만 3천엔 넘게 받는 '식품완구'라는 영역은 좀 모호한 구분이라는 농담도 하게 되지만요. 지금도 통하는 농담이지만 '초코 에그' 시리즈는 그나마 달달한 초콜릿이라도 있었지만 껌 몇 개를 먹겠다고 이런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어디가 메인이고 어디가 보너스인지 정말 알기 어려운 세상이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여러 가지 편법적인 운용이라고 말을 할 수 있지만요.
지금에 와서 보면 '아웃 레인지'에 속한 제품이라고 하는 것 때문에 터무니없는 프리미엄 가격이 붙기도 합니다. 아웃 레인지는 한번 판권 계약이 되어서 생산된 제품이 존재하고, 이 때문에 후속 업체나 경쟁사가 동급, 또는 같은 브랜드 제품을 다시 생산하기 어려워진 경우에 속하는 제품을 말합니다.
몇몇 고전적인 타이틀, 상징성을 가진 제품들은 독점계약이나 라이선스 판권 유효 한도가 10년 이상 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그 덕분에 시장에서 실패를 하건, 성공을 하건 판매 시즌만 반짝하고 사라지는 제품들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 정가에 구입을 해서 즐기고 있는 사람들은 상관없지만 시즌이 지나서 구하지 못한 분들에게는 아웃 레인지에 속한 제품들이 한스럽게 느껴졌다고 하겠습니다.
이후 캐릭터 피겨를 비롯한 캡슐토이 영역은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시장 축소와 함께 다양성을 잃게 됩니다. 모순되게도 동종 제품군이라고 할 수 있었던 1000엔대 이상, 5000엔대 미만 제품들에게 그 역할을 많이 양도하게 되었다고 하겠지요. - 과거에는 너무 비싸서 소수 영역에 들어갔는데 말입니다.
간신히 2003~2004년 사이에 일어난 새로운 피겨 아이템 제품들이 시장을 확장시키면서 고급스러운 컬렉션 품질을 권장하게 되는데 미국발 제품군과 다르게 가격 대비 만족도와 목표 고객층에게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을 잡아 진행한 것이 새로운 유행을 만들게 되는데, 정작 매출 자체는 큰 폭으로 올랐지만 결국 이쪽 캡슐 토이 미니 피겨 부분은 축소되었다고 하겠습니다.
2006년부터 시작을 한 굿스마일 컴퍼니의 '넨도로이드(ねんどろいど)'제품군을 시작으로 1000엔대 제품군으로 활약을 펼치던 '핑키 스트리트' 제품들이 사장되는 결과를 만들었다는 것은 아쉽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저는 핑키와 리볼텍 제품군에 허우적거리는 바보짓을 하고 있었지만요.
고가 제품군에 들어가는 개라지 상품들도 로봇이나 특수촬영 캐릭터에서 귀엽고 예쁜 애들로 이전하면서 크게 바뀝니다.
얼떨결에 몇 개 손에 집어 들기는 했지만, 사실 원형사의 특징이나 친분 등을 통한 접근이 더 많다 보니 결국 방구석에 들여놓지는 못했다고 하겠습니다.
여전히 로봇과 스케일 제품들을 제대로 가지고 놀지 못한 체 쌓여있으니 말입니다.
결국, 여기서 하는 이야기는 캡슐 토이, 미니 피겨 상품들이 크게 흥했던 90년대 초중반, 그리고 300엔대로 넘어서게 되는 90년대 말 상황을 추억하는 것뿐이랍니다.
그래 봤자 취미일 뿐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