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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보 May 29. 2016

사람과 사람들이 모여있는 취미

전혀 안 그럴 것 같은데 모여있으면 재미있습니다.

취미라는 영역에서 볼 때 코스튬플레이와 동인 코믹 행사가 한 공간에서 어우러지는 모습을 본 것은 일본 코미케에 갔을 때입니다. 사실 가고 싶어서 간 것도 아니었습니다.


예상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착하고 순한 보통 취미인이었는데 워낙 주변에 사악한 취미인들이 많았습니다. 사악하다 못해 일본에 가있던 저에게 찾아와 "아니 일본에 있으면서 어떻게 코미케를 안 갈 수 있어?"라면서 저를 끌고 갑니다.


아니 저는 일본에 와서 편하게 '도쿄 모터쇼'나 '장난감 쇼'같은 것을 보는 것으로 만족을 했지, 동인만화인들의 행사에 가볼 생각이라는 것은 해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주변 취미인들이 가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면서 저를 끌고 가는데, 저는 그게 과연 당연한 것인지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상당히 혼잡했지만 무언가 모를 동인모임이라는 것이 얼마나 열정적인 것인지 경험을 했습니다.

다만 그쪽에 참가하는 것보다 저는 행사관리나 진행과정, 그리고 제작을 하는 쪽에 더 관심을 두게 되었더랍니다. 그래서 몇 번 가보지는 않았습니다.

그것도 외국에서 일본까지 와서 참가하려는 여러 취미인들이 제 방을 기지로 삼다 보니 어영부영하게 덩달아 몇 번 더 가보게 되었지요.


조금 다양한 취미 관계를 만들어가다 보니 행사, 이벤트라는 것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본 상황에 제법 놀랐습니다. 특히 거의 한 달 안에 동네에서만 벌어지는 취미 관련 행사가 11개나 되는 것을 알게 되고 흥분했지요.

특히 시즌이 되면 지역별로 벌어지는 '마츠리(祭)'를 비롯하여 다양한 문화행사가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참 놀랐지요.

이웃나라 한국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라서 말입니다.

참고로 지금은 우리나라 각 자치구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행사나 지원센터 구성을 보면서 이런 시대가 왔다는 것을 새삼 놀라게 됩니다.


지금과 또 다르지만 코믹월드를 포함하여 그 주변에서 벌어지는 취미인들의 모습은 다양한 변화를 보여줍니다.

그런 것도 있어서 한국에서 취미인들의 행사, 이벤트가 있을 때는 가급적 한번 이상은 참가해보는 것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사회와 문화가 발전을 하게 되면 당연히 그 종류나 구성도 많이 달라집니다.

시간이 도저히 나지 않거나, 아예 정보를 모르는 것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그런 형태가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새삼 생각해보면서 또 재미있었다고 하겠습니다.


마침 한국에서 코믹월드가 시작할 때부터 몇 년 전에 있었던 100번째 서울 행사까지의 궤적을 알아보면서 느낀 부분도 은근히 재미있었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해외처럼 초기 때부터 지금 시즌까지 꾸준히 활동을 하고 있는 동인 서클이나 행사 진행자가 없어서 정확한 정보를 알아내기란 어려웠지만 88~89년에 이런저런 한국 동인들의 모습을 정리하고 싶었던 마음은 여전히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실제 국내를 비롯하여, 일본, 중국 일부 지역, 대만, 말레이시아, 태국,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캐나다, 호주에서 벌어진 이런저런 취미 행사에 대한 이해를 얻어가면서 또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되고요. 근래에 스페인과 브라질 관련 취미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또 사람들이 모여서 어울리게 되는 다양함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어찌 되었든 청춘이라는 열정의 시기에 무언가를 경험한다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로 인해서 자신의 가치관이 형성되는 것도 있을 터이고 많은 다양성을 가진 사람들의 모습을 다시 알아가면서 즐겁다는 말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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