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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보 May 01. 2016

Lolita는 미소녀인가

80~90년대를 가로지른 일본 서브 컬춰의 한 중심에 이 단어가 있었다지

그렇게 많은 것을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블로그 초기에 일본 동인 만화계 역사와 기록을 남겼던 책자에 대한 감상문을 조금 쓰면서 다양한 분들의 접근이 시작되었습니다.

여전히 일본 만화에 대한 편견이 많았던 시기부터 굉장히 야하고 야한 무언가가 그쪽 영역에는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블로그에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수십만 원을 줄 테니 넘기라는 분도 있었습니다.

나중에 일본에서 문고판 책자 출간과 복고, 절판 작품에 대한 붐이 일어나기 전에 수상한 책자 몇 개가 방구석에서 굴러다니는 것을 보신 분이 욕심을 낼 뻔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때를 즈음해서 제 블로그에서 성인만화나 성인 장르에 대한 이야기는 자제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금은 많이 순화되었지만 성인만화나 일본 스캔만화에 목마르시던 분들이 참 많이 질문을 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비록 표지 정도만 올려두고 선정성 논란이 있을 것 같은 것은 따로 이미지를 만들지 않고 글로만 써두는 것을 기준으로 했지만 정보에 목마른 분이나 성적 호기심을 자극시키는 것에 대한 접근은 어느 때나 강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후에는 성적 표현이나 성인 장르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쓰지 않게 됩니다.

이것이 2004에서 2005년으로 넘어가면서 생각하게 된 의미였다고 하겠습니다.




일본에 있을 때 동인 작가들과 놀러 다닌 적이 있는데 동인지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 나온 연대별 동인지이면서 활동 정보책자(?)였던 미소녀 증후군을 보게 되었고 심히 과~한 감명(?)을 받았습니다.

타이틀에서도 볼 수 있지만, [美少女症候群]과 이후에 나온  [Lolita strike back : 신 미소녀 증후군]과 같은 타이틀에서 거론하는 미소녀에 대한 명칭은 1970년대부터 조금씩 이야기를 보여주다가 80년대 미디어 산업에서 알려진 것과 함께 취미계, 만화와 애니메이션 팬 사이에서 '로리콘 = 로리타 콤플렉스의 일본식 줄임말'이 큰 상징성을 가집니다.

이 부분은 21세기까지 이어져서 일본의 진성 취미인 오따꾸의 기본 스킬 중 하나라는 형태로 이해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나온 이야기가 '로리타 = 미소녀인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다양한 문화권에서 거론되는 기준에 있어서 어린 이성에 대한 연모, 동경, 사랑의 감정을 품는 것이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실제 연령차이가 있는 연애, 결혼 등을 거론하는 대부분의 사회적 제도에 대한 접근을 봐도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하지요.

사랑, 맹목적인 연모의 대상을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은 모든 이의 꿈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것이 꼭 육체적인 만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신, 사랑이라는 감정의 포로가 되어 그것을 끊임없이 찬미할 수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한 순수한 이들이 염원하는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예술가, 아티스트에게 있어서 영감을 주는 뮤즈와 같은 존재로서 상징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실제 예쁜 여성 캐릭터를 그리면서 대중에 어필한 프로, 아마추어, 동인 작가들이 꾸준히 양산되고 있어서 그중에서 몇몇 작가와 애니메이터, 일러스트레이터는 큰 인지도를 얻게 됩니다.


비록 80년대가 보는 '미소녀'또는 로리타 신드롬에 대한 오따꾸의 집착애 대한 사회의 인식은 곱지 않은 시선이었지만 그것이 단편적인 문화의 일면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회현상과 맞물려서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실제 흥미위주로 보게 된 이 책은 일본 만화에 대해 쓸데없는 잡지식을 만나고 싶다 생각하시는 분이 아니시면 보실 필요가 전혀 없는 시리즈 책자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책자를 소개하는 감상문이 블로그에 올라왔으니 이래저래 관심을 보여준 분들이 많았다고 하겠습니다.




저 개인이 생각하는 관점에서는 동인지, 일본 성인 지정 동인 세계에 대한 뒷소식이라는 것은 나름 흥미진진합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 다양한 지역에 분포해있던 이들이 자신들의 창작활동을 통해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아갈 수 있는 부분이 참 많았지요.

책 내용은 무식하다고 말할 정도로 많은 장르를 담고 있어서 단순하게 이해하기에는 좀 어렵습니다.

어느 정도 수양이 되신, 만화 감상 취미 권태기에 빠지신 분들에게 권하겠습니다. 내용 대부분이 원작 만화나 애니메이션, 게임 패러디이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물론 현재 유명해진 만화가가 동인 시절에 활동하던 모습도 나와있기에 자료를 돌아보는 재미도 있지만 마니악하기 때문에 대중적인 부분은 없습니다.

첫 미소녀 증후군 시리즈는 7권으로, 신 미소녀 증후군이 3권까지 나와 있습니다. 신 미소녀 증후군(新・美少女症候群) 시리즈는 1993년 9월부터 시작을 해서 다시 새로운 동인지 앤솔로지 시장의 붐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파생 과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특히 '후죠시'로 대두되는 여성 동인들의 영역으로 알려진 BL관련 전문성을 재분석하는 과정도 새롭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동인지 정보지는 1991년 창간되어 이후 '코믹 Be'로 바뀌어 장르적인 재미를 보여주었지만 2012년에 다시 리뉴얼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쪽을 잘 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나름 오리지널 시리즈로서 큰 영향을 보여주었던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시대를 돌아볼 수 있게 해주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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