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가 변태는 아니다.
처음 뉴욕에 갔을 때 머물 곳이 정해지지 않아서 북쪽 지역에 머물렀습니다.
그런데 한동안 비가 내리는 날이 계속되자 좀 그렇고 그래서 사진이나 몇 번 찍어두었지요.
귀국해서 그 필름들을 현상해보니 망친 사진들도 많았지만 이상하게 비 내리는 날에 찍은 것들이 묘하게 정겨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의외로 비 내리는 날이 내 감성하고 맞는가 보다....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고요.
낮과 밤이 바뀌는 때에 찍어두는 사진이라는 것도 재미있겠지만 비가 내리는 날은 훨씬 빨리 어두워지고 도심은 짙은 회색으로 바뀌는데 그게 또 재미있습니다.
오늘처럼 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날이면 그런 추억들이 다시 떠오르기도 하고요.
꼭 그래서는 아니겠지만 비가 오는 날에 맞이했던 추억들은 묘하게 비 냄새와 어우러진 꽃내음이나 주변 소음, 같이 있던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의외로 주향(酒香)과 함께 했던 기억도 나고요.
추억거리도 안 되는 이야기이겠지만 취미도 아닌 사진 찍기, 기록한다는 의미를 가진 사진 찍기가 재미있어진 계기 중 하나이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