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만보 Jun 03. 2021

그래 봤자10년 단위인데

돌아보면 참 많이 달라졌습니다.

요새 네이버 블로그에서 진행하고 있는 이벤트, 블로그 챌린지, 오늘 일기 이벤트에 맞추어 매일같이 포스트를 쓰고 있다 보니 문득 어떤 생각이 나서 10여 년 전 포스트를 돌아봅니다.

그러다 보니 진하게 인상 깊은 포스트가 보입니다.


2004년 10월에 시작을 해서 2013년 10월이 오기 전에 10주년 기념으로 지난 블로그 이야기를 모아서 포스트 하는 기획으로 써두던 것이 있었습니다.

약 10여 년간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이런저런 감상을 돌아보는 형태로 생각해서 과거 쓴 포스트를 전부 돌아보면서 다시 감상을 정리하는 형태로 쓰던 것인데 제법 양이 많다 보니 (약 8000여 포스트 정도 되다 보니) 어흐흑한 상태였습니다.


2021년 6월 현재를 기준으로 보면 약 14000 포스트 정도가 쓰여있으니 그렇게 늘어난 것 같은 기분은 들지 않지만 어느새 햇수만 따지면 18년 정도이기에 제법 돌아볼 것이 많습니다.

더불어, 그것들을 보니 정말 시대가 많이 변했다는 것을 새삼 알아볼 수 있었고요.


제가 취미 이야기를 할 때, 가끔 하는 말이 

그래도 취미라고 말하려면 최소한 10년은 해보자.

라는 것입니다.

어쩌다 흥미가 생겨서 한 두 번, 또는 한 해 두 해 정도 건드려보고는 그것이 전부인양 말을 하는 분도 가끔 뵐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강산이 변하는 10년 정도는 해보고 그것이 자신의 취미라고 말을 합시다.

라는 취지인데 이 네이버 블로그는 조금 더 가면 20년째 굴러가고 있는 모양이 완성될 것 같습니다.


취미 아닌 취미일 수도 있겠지만 네이버 블로그는 제 취미 기록을 디지털화시켜둔 의미로서 큰 존재감을 발휘합니다. 대한민국 서울 촌동네에 살고 있는 한 취미인이 1980년을 전후로 공책에 연필로 끄적이면서 정리했던 취미 감상 기록을 시작으로 TXT로 변환되었다가 엑셀 시트로 재구성되면서 작은 이미지들을 포함했고, 홈페이지 구성을 거쳐 블로그 시스템에 정착하게 되었으니 아날로그 시대를 거쳐 디지털, 그리고 밀레니엄 시대를 거쳐간 형태를 잘 보여준다고 할 것 같습니다.


주로 딩가딩가, 둥가둥가, 데굴데굴 같은 의성어 표현을 자주 쓰면서 나름 귀엽게 보이려는 노력도 했지만 결국은 취미로 주절거리는 보통 사람이라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름 그런 것을 모아 책자로, 동인지로 만들어둘 생각도 했지만 너무 기획만 늘어나서 결국 포기했지만 그때 만든 명칭이 지금 제 아이디 '만보'가 되어 있으니 또 재미있는 세상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1970년대 취미 인맥은 대단히 좁아서 동네 친구들이 전부였고,

1980년대에 들어 학생 취미영역이 조금 더 넓어지면서 나름 서울 여러 곳에 분포된 취미 친구들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1990년대는 모뎀 통신과 여행을 통해 취미 인맥이 조금 더 많이 쌓였지만 정작 그 인연이 오래가는 경우는 드물었던 것 같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취미와 일이 혼존하면서 색다른 열정이 피어났다고 하겠지요.

덕분에 생각하지도 못한 취미 인연이 새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2010년대를 전후로 디지털 세대로 볼 수 있는 이들의 활약이 두드러졌고, 과거에 단순한 취미 인맥이던 이들이 대부분 사회에 안착하면서 유명인사가 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묘한 감상도 들었지요.

2020년은 시작부터 코로나를 동반하다 보니 대단히 기이한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생활 수십 년 동안, 처음 맞이해보는 생활패턴이 시작되면서 단순화되어가는 것이 조금 지루하다고 생각하던 시기에 너무 확 변한 것에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나름 다양한 생활패턴을 견뎌봤고, 그런 것도 3~5년 정도 하면 지루해져서 다른 일을 찾기도 했던 것을 생각하면 좀 놀라운 변화라고 하겠습니다.

그 사이에 관심을 둔 취미영역은 대한민국 소년의 평균적인 것이었고 어쩌다 조금 남들보다 빨리 접한 것도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취미라는 영역에서만 보고 지내다 보니 제법 이야깃거리가 될만한 것들을 놓친 것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만, 그런 것에 오랫동안 몰두할 수는 없는 성격이라는 것을 알기에 지금 생활 패턴이 나쁜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하면서 살게 됩니다.


수십 년 전에는 라스베가스라고 쓰던 단어가 지금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라스베이거스라고 쓰는 것이 아직은 익숙 하지 않은 것을 느끼면서 말이지요.

매거진의 이전글 어느새 열일곱 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