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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보 Dec 01. 2021

에덴

언제나 그렇지만 에덴은 천국인가? 라는 질문을 해보게 되지요.

에덴 - EDEN (It's an Endless World!)

일본 / EDEN : It's an Endless World!

SF 드라마

엔도 히로키(遠藤浩輝) 저

COMIC / MAGAZINE

일반판

1997년 11월호 ~ 2008년 8월호 완결 / 월간 애프터 눈(月刊アフタヌーン)

전 18권

출판사 코단샤(講談社)


스토리-감동 30 : 22

스토리-웃음 20 : 11

스토리-특색 10 : 8

작화-캐릭터 20 : 16

연출 10 : 8

Extra 10 : 9

74 Point


우선 제가 좋아하는 작품이 많이 연재되는 월간지 '애프터 눈'에서 이 작품이 끝나는 것을 기다린 시간은 제법 되지만 그런 기다림을 잔잔하고 지겹지 않게 이어준 몇 안 되는 작품으로 이 드라마를 기억합니다.

스토리 구성이나 연결 형태가 제가 쓰고 있는 스토리랑 비슷한 점도 있었고, 덕분에 이런 형태로 볼 때 참 정감 가는 연출이라 굉장히 좋아할 수밖에 없는 구성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단순합니다.

한 번 멸망의 위기에 직면한 인류 세계에서 살아남은 한 소년이 인간의 삶에 대한 욕구와 변화, 그리고 상실된 인간성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찾아가는지를 보여줍니다. 굉장히 뻔할 것 같은 분위기지만 굉장히 천천히, (월간지에서 근 10여 년간 연재를 한 작품이니 말입니다) 짙지 않고, 그렇지만 얇지 않은 드라마를 보여줍니다.

적지 않은 위트가 작품 속에 담겨있지만, 과연 이 작품에 대한 웃음 기준은 조금 블랙코미디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애프터눈’이라는 잡지에서 장기 연재를 할 수 있었겠지만요. 사실 18권이나 나올 줄 모르고 구입한 책이기도 해서 중간에 듬성듬성 빠진 부분은 한국어판으로 따로 구입해서 보는 등, 이상한 경로를 가지게 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처음 1화를 보았을 때는 그 소년과 소녀가 주인공인 줄 알았지요.

저도 소설에서는 그런 전개를 쓰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월간 만화에서 그런 형태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갈지는 몰랐습니다. 게다가 상당히 짧은 페이지 안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보여준 작품이기 때문에 그만큼 특색과 특징이 진하게 저의 마음에 들었던 몇 안 되는 작품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작품은 본래 첫 화, 1개의 에피소드로 완결될 예정이었다고 하는군요. 

평이 좋아서 바로 연재가 된 작품 중 하나라고 합니다.

이런저런 인간적인 매력이 사랑스러운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본래, 묘사력이나 캐릭터가 인상적인 작품은 아니지만, 충분한 기술과 능력을 잘 꾸며나가는 작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단정하지 않지만 이렇게 즐겁게 느껴볼 수 있는 만화라는 것은 확실히 어떤 바탕이 없이 이끌고 나가기 힘든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 보고 느낄 수 있는 재미가 좋은 작품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심심한, 조금 잔인한 현실적 묘사가 많은 것 때문에 대중에게 권장하기는 어려운 작품 중 하나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2006년 정도 때 새로이 창간된 만화잡지 코믹 류에서 이 작가의 단편이 연재된 것을 보면서, “어쭈구리? 에덴도 아직 완결 못 지은 주제에 단편을!!!”이라고 내심 화를 내본 적이 있습니다.

오랜 시간 연재되는 것을 보면서 기다려온 작가 작품이기 때문에 놀라게 되는 부분도 있다고 하겠지요.

사실 굉장히 정성을 들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대충 그리는 것인지 (물론 대충 그려서 이런 작품을 만들지는 못하겠지만) 알 수 없을 정도로 투명감 높은 구성을 가진 작품이라서 그의 연출 자체에 나중에 색이 입혀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더욱 입체감이 있는 구성으로서 이 작품, 원작 만화가 빛을 발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재미로서 볼 때 좋은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작가는 아키다현(秋田県) 출신으로 본래는 화가가 되기 위해 미대에 진학했지만 대학원 때 예술적인 감각의 고비를 맞이하면서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학업 도중에 애프터눈에서 펼치는 사계상(四季賞)에 입선을 하면서 데뷔를 했고 같은 콘테스트 겨울 때 [틀림없이 귀여운 여자이니까 : きっとかわいい女の子だから]로 사계 대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저는 이 작품을 보지 못했고 다른 작품 [플랫폼 : プラットホーム]과 [신이라는 것 믿지 않는 나를 위해서 :神様なんて信じていない僕らのために]라는 단편을 보고 이 작가에 대한 인지도를 키웠지요.

그런데 대뜸 이 작품이 그렇게나 장편 연재 작품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이 작품은 가벼운 SF 같지만 가볍지 않은, 삶의 무게와 아픔, 성장을 그리고 있어서 죽음과 성적 묘사에 대한 이야기 운영이 참 마음에 든 작품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적지 않은 표현력과 스토리의 무게감, 그리고 어느 정도 성장한 취미인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매력적인 마음가짐을 가진 작품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근래에 보니 한국어 판으로도 18권 완간이 전부 나온 것 같으니 한 번 둘러볼만한 가치와 재미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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