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날씨 변덕이 심하면 고생입니다.
대부분 그러하겠지만 계절의 변화가 시작될 때는 다양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런 시절에는 일본에서 날씨 변화가 일어나고 하루 이틀이면 한국에서도 그런 변화를 만나볼 수 있지요.
일본에 사는 취미 친구가 강풍이 너무 세게 불어서 좀 그렇다고 이야기하더니 그날 밤부터 한국, 서울에서도 매서운 바람이 불었습니다. 덕분에 미세먼지가 많이 날아가서 오랜만에 즐겁게 데굴데굴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자전거 끌고 나오는데 마당에 거주하고 계신 두 길고양이, (4대가 대를 이어가면서 집 앞마당에서 놀고 있습니다) 신데렐라(앞)와 아롱이(뒤, 꾸벅거리면서 졸고 있는 녀석)가 비켜주지를 않습니다.
우선 밥하고 물을 떠다 놓으니 귀찮다는 표정으로 비켜줘서 자전거를 끌고 나옵니다.
전반적으로 날이 맑았지요.
바람은 좀 선선하게 불어서 따사로운 햇살도 그렇게 부담이 생기지 않습니다.
이날은 양재천 쪽으로 코스를 잡아서 타고 나왔기 때문에 좀 다르게 진행되었습니다.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면 정말 그날 기분에 따라서 코스를 잡고 데굴데굴 하기 때문에 이날도 제가 어느 쪽을 굴러다닐지 알 수 없었습니다.
주로 데굴데굴하면서 카메라를 동반하게 되는 날은 구름이 많은 때를 선택하게 됩니다.
그게 조금 더 재미있는 모습을 만들어주니까요.
이날 오후부터 짙은 구름이 끼고 소나기까지 내렸기 때문에 날씨 변동이 많을 것을 예상하고 나갔습니다.
바람도 불기 때문에 이런 개천에 흐르는 물살을 보면서 에헤헤 하기도 했습니다.
불과 바람(구름)은 여러 가지 정취를 남겨주기 때문에 찍어두어서 나쁠 것이 없습니다.
보통 자전거를 타고 나오면 짧게는 3시간, 길게는 11~12시간을 타기 때문에 이런저런 모습들을 돌아봅니다. 연휴가 시작되는 분위기도 있어서 그런지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나와있는 것을 보면서 '사람 구경'을 하는 맛도 있었지요.
자주 다니는 길목이기는 하지만 확실히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롯데타워 쪽은 재작년 사진만 해도 그렇게 높이가 실감 나게 들어오지 않았는데 지금 돌아보면 확실히 툭하고 튀어나와있어서 묘한 개성을 보여준다고 할 것 같습니다.
아직 저쪽 전망대는 가보지 않았는데, 나중에 노을이 예쁠 때 한번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 코스가 제맘대로 꼬불꼬불이기 때문에 사진으로 전망이 잘 나오는 곳을 찾아서 도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강변이 아무래도 다채로운 여유를 보여주기 때문에 좋기는 하지만, 문제는 사람이 많아서 좀 그렇고 그럴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일부러 피하는 게 좋지요.
자전거도로와 전망대가 더해진 곳은 그렇게 많지 않은데 이쪽에서는 제법 흥미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쪽에 보이는 구름이 소나기구름이었는데 이렇게 멋진 햇살 뿌림을 보여주더니 조금 있다가 은근히 먼지 냄새나는 소나기까지 뿌려줍니다.
어차피 맞을 생각하고 왔기 때문에 그냥 에헤헤 했습니다만 이런저런 전망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잠수교 쪽으로 건너오려고 했는데 길이 막혀있고 수많은 인파가 보였습니다.
다리를 막고 '서울 푸드 페스티벌'이라는 것을 하고 있더군요.
미처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그냥 대충 둘러봤는데 사람이 많고 이제 막 설치가 진행 중인 곳이 많아서 아직은 정확하게 느낄 매력이 적었다고 하겠습니다.
단, 외국인들도 많더군요.
그래도 서울에서 이렇게 다양한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또 좋은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문화공연이 이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보고 즐길 수 있는 개성이 다양해진다는 것이니까요.
나중에 뉴스를 보니 여기저기에서 다양한 연휴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더군요.
11년 전에 만났던 황금빛 노을도 떠올렸지만 이날은 이렇게 예쁜 노을이 아니라 상당히 뿌연 저녁 풍경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소나기구름이 그런 것들을 다 가려버린 것이지요. 묘하게 아쉬웠습니다.
사실 이날의 베스트라고 생각하는 녀석은 이것이었답니다.
철새들이 이동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이 모습을 보니까 묘한 정취가 느껴지는 것이었습니다.
전에 손을 뻗으면 만질 수 있는 거리까지 날아오는 갈매기를 본 적이 있지만 새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확실히 묘한 기분을 안겨주는 것 같습니다.
뭐, 비 좀 맞고 먼지도 좀 뒤집어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목이지만 그런 것들을 통해서 이런 나날들을 다시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는 때가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2016년 봄기운이 물씬 풍기는 시절을 맞이해서 데굴데굴거렸다는 추억을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