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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보 Dec 09. 2021

이야기로만 듣던 것과 경험하는 것

큰 차이가 있습니다만

조금 관점이 다른 이야기이기는 합니다.

카세트테이프를 사용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그 음질을 지금 시대 제품군과 비교하는 것은 확실히 어려운 일이지요.

재작년 말, 작년 초에 신입 면접을 보면서 몇 가지 흥미로운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상, 방송 관련 일은 아무래도 여러 가지 호기심 대상이 되기 때문에 종합적인 부분에서 관심을 가지는 영역이 넓어지지만 그것을 충분히 경험하고 이해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몇 년 전에 유행했던, 20세기 이야기.

1996년이나 1994년. 또는 1988년 같은 시대 이야기를 드라마로 담아내려면 아무래도 그 시대를 경험한 사람이 진행을 하는 것이 더 확실한 맛을 느끼게 해 줍니다.

근래에 조금 유행을 타고 있는 복고, 아날로그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LP, 레코드판을 통한 소리 즐김이 있었는데,

어떤 친구가 LP가 아닌 LD를 들고 와서 레코드 플레이어 위에 올려두는 것을 봤습니다.


그것은 그쪽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왜 그것이 그쪽에 맞을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물어보니 근래에는 투명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진 레코드판도 나오고 있어서 이렇게 번쩍거리는 것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더군요. 둘 다 비슷한 시대, 20세기 물건이기도 하니까요.

LD, 레이저 디스크를 레코드 플레이어에서 돌리려고 했다니 말입니다.

제 시대 사람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조합인데, 그런 것이 가능했다고 믿었던가 봅니다.


가끔 

"MP3 소리가 나아요? 아니면 카세트테이프 소리가 나아요?"

라는 질문을 받기도 합니다.

이게 참 미묘 복잡한 이야기라서 딱 잘라 말하기 어렵지요.

CD와 LP 관련 음질 논이 있었을 때도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명쾌한 차이점만으로 모든 것을 좋다 나쁘다 구별하기 어렵다는 말을 했었는데 말이지요. 물론 저는 어렸을 적 새로운 것, 디지털적인 것이라면 더 훌륭하다고 믿어서 아날로그 구성으로 된 것을 모아 휴지통에 버리기도 했지만요.

기본 얼마나 훌륭한, 좋은 장비를 동원해서 듣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영역이 있다는 것을 결론점으로 말하게 되는데 사실 그렇게 비이싼 영역에서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 투자되어야 하는 경험치와 노력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좀 괴이하게 느껴지기도 하지요.

물론 SF 같은 장르는 대단히 이상적인 현실일 것 같으면서도 대단히 이상한, 비현실을 담고 있지요.

아직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그런 시대를 상상해서 만들어 보여줘야 하는 것이니까요.



이미지는 부천 국제 만화축제 Bicof 홍보용으로 올라온 것을 사용하였습니다.

어렸을 적, 다양한 소년소녀 잡지에서 나왔던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은 대부분 실현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언제나 현실에서 가능한 것을 상상의 바탕에 두기 때문에 허무맹랑한 것이 우리들에게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었지요.

사실 그 시대를 바탕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잘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마 지금 시대 워크맨이나 디스크맨 같은 장비를 경험해보지 않고 성장한 소년 소녀들에게 있어서 이런 시대에 꿈꿈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또 다른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아니 전혀 다른 판타지가 되어 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사회성이나 체계, 역사적 관점을 떠나 지리적인 문제까지 끼고돌면 한없이 많은 이야기가 나오지요.

같은 한국이라도 여러 가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경험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좁고 좁은 한국이라는 동내에서도 그런데 여러 해외, 세계를 두고 보면 더 많은 이해의 차이, 관점의 엇박자가 있을 것 같습니다.


디지털적인 근래 이야기를 하자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완전하게 익스플로러를 버리고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가지고 온 '엣지'가 또 다른 새로움을 선보였지요. 이스케이프나 오페라, 사파리, 파이어 폭스 같은 여러 애들과 함께 웹 브라우저의 영역 다툼을 두고 쓸데없는 일이라고 말했던 이도 있었기 때문에 어떤 의미로서는 필요에 의한 선택과 선택에 의해 시대에 남게 되는 그 무언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10여 년 전 즈음에 자동차 관련 잡지 일을 하던 친구가 앞으로 가솔린 자동차 이야기를 할 일은 줄어들고 전기, 또 다른 형태의 이동 수단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영향력도 있겠지만 전기 자동차, 공해가 덜한 새로운 그 무언가에 대한 열망과 이해도는 커지는 것이 사실인데, 정작 그런 것보다 지금 시대의 청년, 구매 소비자들이 자가용 구성을 별로 크게 따지지 않는다는 부분도 떠오르게 됩니다.

실제로 공중 교통이 발달된 대중 문화권에서는 대규모 시스템의 변화를 바꾸는 것이 더 낫지 쓸데없이 개인용 장비에 대한 사치를 그렇게 따지지 않게 된다는 것이지요.

우리 시대, 또는 그전 세대만 해도 집이라는 것은 꼭 소유해야 하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더불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되면 출퇴근이 필요한 영역이 많이 바꾸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에 통신망의 확충이 기본이 되고 교통조건이 많이 달라지게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으니까요.

미주나 큰 대륙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교통, 물리적 수단에 의한 접촉을 우선으로 생각하게 되겠지만 선진국, 중진국에 속한 대부분의 나라들이 가진 전자 통신권 영역에서 생각을 해보면 과연 그런 '필요한 불필요'가 어디까지 강요될지 알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역시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과거 사운드라는 것을 즐기기 위한 오디오적인 영역에 있어서 릴 테이프를 사용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아니, 많았었다고 하지요.

영사기를 통해 35mm 필름으로 감상하는 영역에 계신 분들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아날로그와 디지털 영역 사이에서 공존했던 3관식 프로젝터나 트랜지스터 프리앰프에 진공관 파워앰프를 동원한 새로운 도전에 열중했던 이야기들을 하면 확실히 같은 20세기라고 해도 전혀 다른 영역에 있는 것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순수하게 신호전달에 의해서 결과물을 받아볼 수 있는 수순으로 생각하면 고~오~급 오디오 장비나, 비디오 시스템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할 것 같습니다.

실제 돈이 있건 없건 상관없이 그런 부분에 관심을 둔 사람이 그런 시스템적인 부분에서 만족을 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사실 환경적인 요인에서 만족감, 성취감을 얻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하니까요.

'돈'이라는 것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만족이라는 것은 결국 순간적인 것일 뿐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자심의 마음, 안식을 위한 만족의 세계라는 것은 돈으로 얻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언제나 세계적으로 조사하는 행복 수치의 기준점은 다르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집을 지어 반지하에 이런 구성을 만들어 놓고 에헤헤한 취미공간으로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과거 유럽과 미주지역에서 유행했던 풀, 개성 있는 풀장을 가진 집 디자인에 아련한 동경을 품었다가. 그것을 관리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알게 된 후에는 깨끗이 생각을 접었지만 이런 개인 오락 시스템만큼은 한번 해두면 그렇게 관리가 어렵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또 실제 공사, 작업을 하는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배선, 전원, 구성 설치에 있어서 여러 가지 논이 있는 것을 알게 됩니다.

본래 최고의 사운드 영역을 완성하기 위해서 전선, 전기 신호가 이동하는 것들은 최대한 분리시켜 놓는 것을 고급 오디오적인 구성으로 생각을 하게 되는데, 정작 실 공사에 들어가게 되면 효율, 그리고 관리의 중요성 때문에 그런 것을 포기하는 형태로 진행하게 되는 것이지요.

어쩌다 장비 하나 고장 났을 뿐인데 그것을 수리하기 위해 시스템 전체를 뜯어내야 하는 비용과 고생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 것인데. 결국 어떤 형태 로건 합리적인 선택과 효율, 그리고 현실에 맞는 과정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말을 하게 됩니다.

그냥 꿈만 꾸면서 보면 예쁘고 환상적인 것처럼 보여도, 사실 모든 꿈을 완벽하게 실현하기 위한 끝내주는 세상은 없다는 어른들의 시선으로 꿈꾸는 이야기를 만들어 가게 되면 참 그렇고 그런 기분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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