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전투병기는 우리들 곁에
1956년 7월. 요코야마 미츠테루(横山光輝)의 액션만화에 등장한 '사악한 전투 병기'가 실체였지만 이후 인기를 기반으로 전혀 다른 설정으로 재구성, 세상을 지키는 '평화의 사자'라는 역할을 부여받는다.
이 작품의 시작은 소년탐정 만화였고 그 소년탐정에 대립하는 악의 화신으로서 구성되었던 철인 28호였지만 이후 애니메이션으로 발전되어가는 기획이 진행되면서 전혀 다른 개성을 가진다.
거대 전투로봇. 병기의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이후 슈퍼 로봇으로 구분되는 인간형 거대 로봇의 구성으로 볼 때 꼭 거론하게 된다.
거대 로봇과 거대 전투로봇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소년의 눈과 마음으로 보면 별 차이가 없을 수 있겠지만, 세상 물정 잘 모르던 소년이 이런저런 것을 알아가면서 보게 된 철인이라는 존재는 또 다른 의미와 상징성을 가진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병기로서 존재론과 인간이 조종하는 거대 인간형 병기의 가치를 어떤 형태로 논해야 할지는 조금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요.
실제 이 철인 기획과 구성에는 여러 가지 변화점이 있는데 초기 설정과 로봇에 대한 역학적인 사회 구성 인식이 다른 것입니다. 수백 미터에 달하는 고층 빌딩이 아직은 요원한 시절이기도 했던 일본의 1950년대가 바라본 거인에 대한 기준은 5~6m 전후였습니다.
지금 시대에 나오는 거대한 전투 병기의 기준인 10M를 넘기지도 못하는 아담한 사이즈였다고 하겠습니다.
당시 일본 기준으로 3~4층 건물만 되어도 충분히 거대한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철인은 아담한 사이즈로 설정되었다가 이후 작품 진행 사항에 따라서 조금씩 커집니다. 은근히 커지지요.
그리고 제국주의 산물로 기억되는 이 물체는 이후 리모컨 조종을 통해 조종자의 선악 판별에 따라 완전히 다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즉, 순수한 병기 이상의 가치를 발휘하지 못하는 사물로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고 하겠습니다.
원자력이라는, 세상에서 보기 드문 힘을 바탕으로 발전하는 미래상보다 그에 상반되는 재앙을 맞이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그들은 원자력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신기원 에너지와 거대 병기를 통한 세상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만들었고, 이 부분은 독일과 마찬가지로 (독일은 주로 사이보그와 같은 형태를) 개조된 무언가를 통해서 세상을 바꿀 의미를 찾았습니다.
우리들 세상에는 이미 병기가 당연하게 존재합니다.
검과 화살, 창, 방패 등 다양한 물품들이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고 그것들이 등장하는 여러 가지 영화들을 보면서 오락을 즐깁니다. 총과 화약, 그리고 폭발하는 무언가가 항시 존재하는 사회도 이 지구 저편 어딘가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세상 자체는 상당한 혼돈의 기준을 가지고 살고 있지만 정작 평화로운(?) 일본에서는 이런 상상력에 의지한 거대한 병기에 매료되고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서 일본은 굴지의 로봇산업에 대한 꿈을 키웠고 그것은 어느 정도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비록 병기로서의 가치보다 인간을 닮은 제2의 창조주가 되고 싶은 마음이 더 강했다고 하지만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