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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보 Nov 16. 2022

경조사가 겹칠 때는 참

그렇고 그렇습니다.

제가 많이 나이 든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린것은 또 아니다 보니 주변 환경에 따라 이런저런 일이 겹칠 때가 있습니다.

왕년에 같이 취미 생활했고, 일도 한 적이 있는 후배가 세상을 뜨고,

왕년에 같이 취미 생활했고, 일도 같이 한 분이 세상을 뜨고,

왕년에 같이 취미 생활했고, 친분도 있는 분 자식이 축하할 일이 있다는데.


이게 다 같은 날에 걸리더랍니다.


어른들 말씀에는 그중에서 어르신 일에 참석해야 한다는 말이 있어 그쪽을 가다 보니

다른 두 곳에는 참석을 못하게 됩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 취미 생활했던 이들과 만나 술 한잔 마시면서 이번 일을 이야기하는데

참 그렇고 그렇습니다.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에 모뎀 들여서 PC통신 활동하면서 동아리 활동하던 이들.

더불어 1980년대 중반부터 오프라인 모임에서 이런저런 취미생활 모임 하던 이들이

가진 추억이라는 것이 그렇게 많다고는 할 수 없어도 인생에 있어서 여러 재미난 경험을 하게 해 준 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그중에서는 나이가 있던 편이어서 좀 형님 대접을 받기는 했지만

사실 사회적인 신분, 성장한 모습을 보면 저는 그냥 보통 사람이고

당시 모임에 나왔던 취미인들 중에 유명해진 이들이 몇 명 나왔지요.

온, 오프라인 모임.

아날로그 시대와 디지털 문화의 접점에서 빠르게 적응해가던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보는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해외생활이 좀 길어지다 보니 한국 문화, 정서에 잘 대응하지 못하고 지낸 경우가 있었는데

솔직히 제가 미혼이고 그렇게 혈연, 학연, 지연 따지는 쪽이 아니다 보니

그런 형태로 이어지는 것에는 잘 참석을 하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오히려 일 관계라는 것 때문에 경조사에 참석하는,

그런 사회적 연결이 더 많았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방송 관련 생활이다 보면 친하게 지낸 것처럼 지내다가도

불미스러운 일 생기면 바로 쌩~~~ 해지는 경우도 일상다반사이다 보니

참 어렵지요.

누구 편 가르기 하는 것도 아니지만 같은 자리에 있게 되면 아무래도 친분과 상관없이

일 관련으로 편의가 가는 쪽에 우선하게 되는 것도 자주 보게 되고요.


직종이 바뀌는 경우가 있다 보면 그런 관련상 대단히 많은 것이 달라지면서 적응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저는 6번 정도 관련 사항이 바뀌었지만 조금씩 취미적인 연결이 살아있어서 은근히 살아남았던 것 같습니다.

일상적으로 보면 전혀 다른 직군이기 때문에 연결되는 것도,

살아가는 것도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다 취미 로운 마음가짐 덕분에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 직종 옮긴 것 중 3번이 취미 인연으로 인한 권유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것도 있어서 취미로 연결된 모임, 만남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기억하게 되고 그런 관련 속에서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에헤헤 했습니다.

그런 이들 중에 미처 알지 못했던 병이나 사정으로 인해 세상을 뜨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좀 그렇고 그렇지요.

지인 중에 마음과 몸에 병이 있어 삶이 힘들어지는 것을 본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로 세상을 보게 됩니다.

과거에는 알아볼 수 없었던,

사회생활을 하고,

취미생활을 하고

수십 년간 취미 인연을 이어가는 가면서 더 알게 되는 것이 있고

더 보이는 것이 있어서 안타까우면서도 현실의 무던함에 아쉬움을 말하게 되네요.

무던한 삶이 편하게 보여도 여러 삶의 시간들이 겹치면서 아파지는 것도 생각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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