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돈이 들어간다고 하면
은근 사람들은 돈, 화폐에 대해 다양한 감성을 말할 수 있겠지만
저도 조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요.
그중에서도 돈이 들어가는 곳인 지갑, 돈, 지폐, 동전들이 많이 머무르는 장소인 지갑에 대해서는 묘하게 재미있는 감성이 있습니다.
저 자신은 돈 자체에 어떤 의미를 두는 것보다 그것이 담겨있는 지갑 같은 것에 묘한 재미를 느꼈습니다.
자동차를 보더라도 달리는 성능보다는 외관, 디자인에 더 흥미를 가졌던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패션적인 것과는 다르게 맨날 주변에서 보는 뻔한 검은색, 가죽 지갑에 대해서 조금 반발심이 생겼던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지갑 안에 천 원짜리 몇 장만 넣고 다닌다고 해도 은근 때깔이 있는 애들을 선호했지요.
물론 여타 취미 여건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브랜드이고 재질이고 알지 못하고 그냥 눈에 들어오는, 만져봐서 느낌이 다른 것에 우선점을 주었다고 하겠습니다.
90년대부터 지금까지 약 30여 년 넘게 해외 돌아다니기를 하다 보니 은근 나라별, 지역별, 용도별 지갑도 따로 가지고 다니는 개멋을 부리기도 하고요.
참고로 저는 주로 공항 면세점에서 제품을 보고 구입한 경우가 많아서 은근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모델을 사용한 경우가 있습니다.
일본이나 홍콩 숍에서도 가끔 이상한 제품이 나오기도 해서 그런 것들을 보면서 에헤헤 했지요.
그리고 그림 그린다고 여러 패션잡지를 일찍 접했던 것도 있어서 은근 멋부림에 살짝 접근해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 지갑 사용빈도 가운데 사용 구분이 달라지는 것은 동전 수납 여부입니다.
어떤 지역은 동전이 꼭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주로 일본이 그렇습니다.
유럽도 일부 지역은 동전이 꼭 필요하지요.
순수하게 카드와 지폐만으로 처리되는 경우라면 그런 지갑을 사용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또는 여러 나라 지폐를 한 번에 넣고 다녀야 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지갑 용도가 구분되었습니다.
지금은 그래도 유로화로 인해 어느 정도 구성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과거에는 정말 유럽 다닐 때마다 동전, 지폐 구분하는 것이 귀찮기도 했습니다.
브랜드를 말한다면 제일 많이, 오래 사용한 것이 헌팅 월드, 구찌, 버버리, 루이비통입니다.
그 외에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지역 제품군들이 조금 있는데 주로 동전지갑이나 특이 소재 제품군을 사용한 것들이었지요.
가끔 전혀 일반적인 사용감이 없는 제품도 구입해 보았지만 정말 사용할 일이 없어서 그냥 먼지만 먹다고 없어진 경우도 있습니다.
이상하게 마음에 들지 않은, 취미 성향에 어울리지 않은 것은 까르띠에와 에르메스, 샤넬, 페라가모 등이 있습니다.
다른 카테고리로서는 좋아하지만 지갑 쪽은 은근 취향이 맞지 않았다고 하겠습니다.
남녀 모델 구분하지 않고, 디자인, 또는 만져본 촉감이 달라서 구입한 경우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 몰라도
은근 에르메스나 까르띠에 가죽 지갑들은 제 취향과 달랐던 것 같습니다.
특이점이라고 하겠지만 가죽이 너무 부들부들, 매끈하면 주머니에서 꺼낼 때 조금 미끄러집니다.
정장 안주머니 같은 포켓 구성이라면 모를까 여타 부분에 넣고 다니면 좀 그렇고 그렇지요.
저는 고급이건 아니건 막 쓰는 편입니다.
수천만 원 가는 물건이라면 조금 신경 쓰면서 사용할지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기준에서 이런 제품들은 그냥 막 쓰는 편입니다.
용도나 이용 회수는 좀 다르겠지만 자주 사용하는 물건이니까 당연한 일이겠지요.
헌팅 월드(HUNTINGWORLD)는 해외 여러 오픈 마켓, 오프라인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제법 쉽게 접할 수 있었고 면세점에서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정말 무난해요.
브랜드 국적은 미국이지만 제조는 이탈리아에서 한다는 묘한 개성을 가지고 있고요.
여타 유명 브랜드에 비해 가격대도 좋고 사용이 편해서 애용한 브랜드입니다.
지갑 재질로서 손안에 감기는, 미끌거리지 않는 기준으로는 펜디나 프라다도 괜찮은 편이었지만 순수한 가죽이 가지는 매끈함보다 살짝 손가락 걸림이 좋은 구성을 가진 이 헌팅 월드 지갑을 좋아했습니다.
배튜 서패스(Battue Surpass)라는 카테고리가 가장 많고 무난한데 동전 수납부터 구성까지 좋습니다.
배튜 서패스는 원단 재질을 말하는 것이라는데 적당한 매끄러움과 함께 손가락 감촉도 좋아서 저는 이쪽 제품만 구입하게 되더라고요.
단, 장지갑, 백 스타일은 좀 미묘해서 그쪽은 구입하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 제품을 구할 때는 조금 다른 브랜드를 찾아보게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구찌는 어지간한 공항 면세점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장소라서 손쉽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 스트리트에 있는 숍에서 에헤헤한 눈 구경도 하게 되지만 역시 막 쓰기 편한 것을 고른다는 의미에서는 면세점이 좋습니다.
다만 정말 디자인이 정장 스타일에 어울리는 애들이 대부분이었고 그런 애들만 구입을 했는데 나중에 조금 다른 '오피디아'나 '인터루킹' 카테고리도 나왔지만 이쪽은 또 은근 구찌라는 브랜드가 너무 강조되어 좀 그렇기도 했지요.
은근 주머니에서 꺼내고 넣기가 불편한 점이 있기도 했습니다.
사용빈도는 낮았지만 선물용이나 생색내기 좋은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몇개 구입을 했습니다.
저는 구찌 로고가 사용되는 것은 좋지만 너무 크거나 폰트가 전면에 드러나는 것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선물용으로는 어필력이 남다르지만 제 자신이 사용한다는 의미에서는 선호하지 않았다고 하겠습니다.
지금은 남아있는 것은 하나 뿐이지만 사용빈도는 제법 됩니다.
제가 가진 것은 당연히 동전수납이 가능한 모델이기는 한데 은근 커요.
마음에 들고 세련된 구성을 가진 것이 몇개 있기는 하지만 너무 유행하는 바람에 주변에서는 사용자들이 제법 있다는 것도 있어서 결국 잘 구입하지 않는 브랜드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루이비통(근래에는 이표기이지만 전에는 루이비똥, 루이뷔통)은 본래 제 취향이 아니었는데 '포켓 오거나이저' 카테고리가 은근 재미있어서 관심을 두게 되었지요.
포켓 오거나이저와 슬렌더 월릿은 구성적인 부분에 있어서 그렇게 다양성이 없지만 외관 하나만큼은 개성점을 많이 재미있게 하고 있지요.
과거 제품군에 비하면 훨씬 개정적인 재미를 알려주고 있어서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패스포트 커버를 보면서 살짝 흥미를 가진 부분도 있어서 디자인이 재미있는 스타일로 정리된 제품군을 찾을 때 흥미를 두었습니다. 포켓오거나이저는 장지갑 스타일이라기보다는 패스포트 커버에서 변형된 재미가 있어서 좋았지요.
그래서 해외에서 사용할 때 여권 + 지갑이라는 구성을 할 때 좋은 편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갑 쪽은 역시 내적 구성 자체는 크게 여타 브랜드와 다르지 않은 기본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어서 자주 사용하는 빈도는 아니었다고 하겠습니다.
소재적인 부분에서 왼쪽 이미지로 보이는 이런 에피 스타일이 유행하기는 했지만 저는 그쪽이 취향이 아니라서 손에 잡히는 질감이 더 확실한 오른쪽 이미지 쪽 모노그램 이클립스 구성을 선호했거든요.
그냥 백에서 꺼내는 지갑이라면 그렇게 신경 쓰지 않을 것이도 모르겠지만 저는 주머니에서 꺼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보니 아무래도 이런 손 감촉을 중요시했습니다.
제 취향상 좋아하는 컬러는 이쪽이지만 사실 이쪽 제품군은 정말 일반인이 사용하기 살짝 부담스러운 컬러이지요.
해외를 돌아다닐 때 컬러가 너무 확 다르면 색다른 주목을 받기도 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만, 차마 직접 구입해서 사용할 수는 없는 애라고 하겠습니다.
멀티플과 슬렌더 월렛 차이는 이런 내부 구성 차이가 있습니다.
개인 기준으로는 왼쪽 멀티플 쪽을 더 좋아합니다만 뭐 그렇게 큰 차이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루이비통에 관심을 둔 이유는 포켓오거나이저 카테고리 안에 있는 개성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애들이요.
4개 가운데 가장 위쪽에 있는 애(다미에 체커보드)를 보고 마음에 들었는데 그때는 시간이 좀 없어서 나중에 구입해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가 까먹고 있다가 나중에 생각나서 찾아보니 이미 손에 넣을 수 없는 애가 되어 있더라고요.
사실 이런 명품 브랜드에 접근이 빠른 분이라면 눈에 들어왔을 때 사야 한다는 기본이 되어 있겠지만 저는 그냥 마음에 들면 기억해두었다가 나중에 사야지 하는 스타일이 우선이다 보니 이런 제품을 봐도 나중에 또 구입할 순간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두 번째인 토뤼옹 가죽 패턴은 은근하게 데님스러운 매력도 있어서 좋아하게 됩니다.
버버리는 정말 무난했습니다.
그 무난함이 은근 좋았다고 하겠지요.
지갑 그 자체의 기능성보다는 패션적인 감각으로 연결되는 이해관계가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트렌치코트와 함께 세트로 구입을 한다는 의미도 있었고요.
영국 런던에 갔을 때 코트와 가방, 그리고 지갑을 한 번에 구입하면서 그런 개성을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버버리를 상징하는 패턴이 되었던 것도 있어서 그렇지만 여타 제품군에 비해 이 애는 컬러풀한 개성이 눈에 들어와서 좋아했습니다.
단 내부 구성은 너무 일반적인 평범함이라서 정작 자주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이쪽 브랜드는 제법 패턴 구성이 있는데 그래도 버버리를 상징하는 이 체크 구성을 가지고 버버리 지갑이라는 개성을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 외에 디자인적인 부분이나 손 촉감으로 관심을 둔 제품이 몇개 있습니다만 전에 블로그에 써두었으니 그쪽은 생략하겠습니다.
게다가 아는 사람들은 아는 그대로 가죽제품은 은근 관리가 필요합니다.
과거 시대를 거쳐온 사람들은 많은 형태로 가죽제품을 가지고 있게 되지요.
지금 시대에 와서는 여러 동물 관련 제품을 그렇게 사용하지 않게 되었지만 과거에 구입을 했던 제품군들을 돌아보면 악어를 비롯하여 여러 동물 가죽을 기반으로 한 제품들이 많았고 그로 인해 괴이한 제품을 구입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도 가죽 재킷을 비롯하여 좀 특이한 무스탕이나 털옷, 모자 등이 있다 보니 나름 아이템들이 있었고 그런 것들을 장기 보관하는 상황에서 은근 유지비가 소비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20세기 말, 21세기 초에는 그런 가죽 관리 크림이나 기름 등을 따로 구입해서 사용하기도 했었지요.
그런데 지갑은 은근 그런 형태로 관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실밥이 터지고, 가죽이 갈라지는 경우도 쉽게 만나보게 되지요.
게다가 저는 아무래도 막 쓰잖아요.
헌팅 월드 브랜드가 좋았던 이유는 저같이 막 쓰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내구성이나 관리에 있어서 그렇게 크게 따지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작용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아는 후배가 요새는 편하게 지갑 없이, 그냥 휴대폰 + 카드 1~2장 정도만 되는 스타일을 추구한다고 하면서
스마트폰 케이스 겸 지갑 구성을 이야기하는 것 때문에 이야기였습니다.
궁금해서 해외 취미인들에게도 물어보니 약 30% 정도가 거의 지갑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각 브랜드 제품군을 전부 아는 것이 아니고 그냥 제가 사용해 본 것들에 대한 감상입니다.
그러니 사람에 따른 개인적인 감상에 따라 제가 사용하지 않은 브랜드나 카테고리 제품군에 대한 이해와 접근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좋아하는 디자인적인 취향은 또 재미있게 바라볼 수 있는 부분이지요.
과거에는 남자가 핑크나 레드 제품 사용하는 것에 대한 경이로운 시선도 있었던 것 같다고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