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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anbo De Salon

찍는다기보다는 기록한다

저에게는 그쪽이 맞는 표현이라고 할 것 같습니다.

by 만보

아무래도 사진'자료'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찍다 보니 일반적인 것과 다른 컬렉션이 되어가는 것을 느낍니다. 주변 사람 몇과 이야기를 해봐도 찍는 방향이나 구성이 많이 다릅니다.

취미로 찍었다고 말하기도 묘한 방향이다 보니 주로 사진기자들이 찍는 정확한 순간을 기록하는 형태가 우선이었다고 하겠습니다. 말 그대로 심심한 사진들이지요.


인물 사진을 많이 찍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코믹월드에 가서도 코스튬 플레이어보다 그 주변 상황을 찍어두는 것에 더 열을 올렸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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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그날의 날씨를 찍어두고, 인물 사진에 있어서 선호되는 정면 각도보다 70~90, 또는 180도 뒤쪽에서 찍어두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런 분위기, 현장감이라는 것이 저에게는 자료로서 더 중요했으니까요.


그러면서 또 알게 된 것은 취미라고 해도 한국인들은 열정도가 높다는 것이지요.

몇 번 해보다 보면 더 좋은, 더 예쁜, 더 마음에 드는 사진 한 장을 남기고 싶어서 노력하게 됩니다.

물론 뽀샵이라는 만능에 가까운 툴이 있기 때문에 건드리려면 한없이 건드려볼 수 있겠지만, 저에게는 그냥 취미로 건드리는 프로그램일 뿐, 이것저것 건드리는 것이 좀 귀찮기도 해서 거의 건드리지 않습니다.

대부분, 잡티제거, 렌즈 굴곡 보정, 수평 맞추기, 그리고 웹에서 사용하기 위해서 리사이즈하는 정도가 대부분입니다. 근래에는 이런저런 필터와 DSLR 센서가 좋아져서 컬러 노이즈도 금세 처리되니까 나름 편합니다.

생각하지 않고 그냥 편하게 구경한다는 의미로서 좋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는 버릇 아닌 버릇이 생긴 것은 오래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제나 찍어두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금 같은 스타일이 된 것은 90년대 중반부터였다고 할 것 같습니다.




나중에 다큐작가인 취미인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저는 그쪽 '속성'이랍니다.

아름다운 것에 매료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사실을 기록하는 것에 흥미를 두게 된다는 것이지요.

탐미심보다 탐구심이 더 강한 쪽이라고도 합니다.

물론 아름답고 어여쁜 것을 보면 감동이라는 것을 가지고 생동감 있는 무언가를 만들려고 하는데 이것은 사진과에 다니던 몇몇 주변 인간, 영상자료를 만드는 취미인들과 이야기를 해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물론 기록을 한다는 의미조차도 없었기 때문에 스타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런저런 주변 친구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확실히 보통 스타일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말투나 패션, 하고 다니는 꼬락서니가 좀 괴상했다는 것은 확실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름 '만보 스타일'이라는 것을 2000년에 들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기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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