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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보 Jun 02. 2016

작업실이라고 쓰고

꿈 공장이라고 읽습니다.

방구석 어딘가에 있을지 모르는 나만의 꿈공장이라는 것은 나름 취미인의 판타지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는 어느 곳에서 나 가능하겠지만 그 장난감들을 조립하고 두들기고 색칠하고 개조하는 과정을 거치는 동안에는 마음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으니까요.


방구석에 이런저런 색깔 아이템을 가지고 있다면 대부분 장난감을 조립해서 가지고 놀 수 있는 판타지 공장을 소유하고 있거나 소유하고 싶어 하는 분들 모습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방 한구석을 조절해서 작업대를 마련하고 에어브러시와 도료들을 가져다 놓은 후 이런저런 작품(물론 제 수준에서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들을 완성합니다. 개성적인 시대라고 해도 방구석에서 뚝딱 만들면서 멍 때리기를 하는 것도 좋은 취미생활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일종의 패턴인데, 취미생활이라는 것인 한 방향으로만 오래가다 보면 지칠 때가 있는 것이 맞습니다.

그럴 때 변화를 줄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이 작업실, 꿈공장에서 이런저런 것들을 붙잡고 노는 것입니다.


가끔은 리미티드 에디션에 이런저런 변화도 줘볼 수 있고요.

물론 망치면 열심히 벗겨내고 다시 작업을 합니다만 치명적인 실수로 망가지게 되면 훌쩍이기도 합니다.

물론 기본은 가지고 놀기입니다.

가지고 놀 수 있어야 제맛이라는 취미 지향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이런저런 쇼를 하지요.


유명한 패턴 중 하나이지만 건담 애니메이션을 보고, 건담 장난감을 만들다가 건담 게임을 하는 것은 굉장히 일반적인 상황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런저런 아이템들을 작업대 옆에 쌓아두고 만들어보는 것은 행복이기도 합니다.

마치 그 제품을 실제로 만들어가는 공장장의 마음으로 개조도 해보고 디오라마 설정을 만들어보기도 합니다.

물론 대부분 한참 가지고 놀다가 망가지면 그쪽으로 가지요.


그런 패턴으로 인해 방구석 어딘가에 쌓여있는 게임 CD들도 좀 불쌍하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수집과 달리 그냥 게임을 한다는 의미로서 이런저런 것들을 건드리고 이후에 다 끝나면 그냥 방구석 어딘가에 처박아 놓습니다.

깔끔하게 보관하는 컬렉터와는 달리 그냥 놓아두고 있다가 생각나면 다시 꺼내 들어 보는 정도입니다.

물론 장난감도 그런 형태라서 며칠 동안 열심히 가지고 놀다가, 또는 조립하다가 싫증이 나면 한두 달, 가끔 몇 년씩 신경을 끄고 살아갑니다.


그러다가 문득 다시 생각나서 서랍을 열어보면 만들다 만 조립 설명서와 그것 때문에 준비해둔 여러 가지 컬러 아이템들을 보면서 다시 이런저런 쇼를 합니다.

가끔 아수라 남작처럼 상반신 컬러와 좌우 컬러를 다르게 조합하는 경우도 있어서 스스로 놀라기도 합니다.

붓으로 하나하나 도색하는 재미도 좋고, 브러시를 들고 곱게 색을 깔아가는 재미도 좋습니다.

개라지는 아무래도 서페이서를 열심히 뿌려두고는 정작 색 작업이 안 들어가서 먼지만 먹는 꼴을 보기도 합니다.



결국 그런 것이 귀찮아서 채색이 된 완성품 장난감. 구성품을 가져다 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끔 자신만의 오리지널 컬러로 도색을 해보는 경우도 있지만 이게 만만한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대륙의 힘을 실감하면서 살아가기도 합니다.


뭐, 완벽에 가까운 것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고 어중간한 취미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그렇게 완성도 높은 형태는 아니라고 해도, 가지고 놀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을 어느 한 구석에 담아둘 수 있다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과거에는 이런저런 것을 분해, 조립하면서 그 원리를 알아보는 장소로 활용하기도 했지요.

그래서 망가트린 제품이 몇 개 되는 경험은 다들 있겠지만 조립식 장난감이라고 우습게 보다가 폭망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방구석 미니 스튜디오까지 장만해서 이런저런 설정 사진 찍어가면서 노는 것도 한 때 유행했던 것을 생각하면 또 재미있는 시대라고 하겠지요. 물론 지금은 먼지만 먹고 있습니다.

애써 만들어 놓은 꿈공장인데 아쉽지요.


해외 취미인들들 몇몇은 개라지가 있어서 그곳을 통째로 작업실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은근히 부럽기도 합니다. 목공이라는 형태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만들어 설치한다는 것도 확실히 취향에 맞는 분들에게는 정말 가져보고 싶은 꿈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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