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8일
남들은 너무 귀여우면 지구도 뿌시고 싶다고 하는데. 깨무는 거야 괜찮지 않나. 귀여우면 자꾸 깨물고 싶어진다. 어렸을 때, 집에서 하도 똥개라고 불러서 그런가. 꼬리 팔뚝이나, 귓바퀴나, 손가락이나, 어깨나. 여기저기 자주 깨문다. 깨물 때는 괜히 이가 가려운 느낌이다. 진짜로. 이가 근질근질. 더 세게 깨물고 싶은데 나름 힘 조절을 해서 더 시원찮은 느낌. 물론 깨물 때마다 꼬리의 표정은 볼만하다. 아연실색. 내 이런 버릇을 처음 알았을 때는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는지 어깨를 짤짤 흔들며 왜 그러냐고 추궁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정색만 한다. 힘 조절에 실패할 때는 얻어맞기도 한다. 지금이 딱 그때다. 꼬리가 웃음기를 싹 지우고 말했다. 한 번 더 깨물면 펫샵 데려가서 개껌 사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