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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i Project Aug 06. 2019

과거와 현재를 잇는 브랜드 - 음식 편



우리는 정말 빨리 변하는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어제 옷이 어땠는지 채 기억하기 전에 내년 시즌 트렌드를 배웁니다. 저번 달에 유행하던 말은 이제 쓰면 이상합니다. 그래서 오늘이었던 어제의 것들을 쉽게 망각하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가끔 숨을 고르고 주변을 돌아볼 때, 오랫동안 제 자리를 지킨 노포가 보이면 무척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기특하고 고맙기도 합니다.


이렇게 우리에겐 익숙한 것에 끌리고, 옛 것에 편안함을 느끼는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마음이 쉽게 발현되긴 힘듭니다. 일제강점기를 통해 100년 전 것의, 급격한 산업화를 통해 50년 전 것들의 맥락이 끊어졌기 때문이죠.


취 프로젝트의 연재 시리즈, “과거와 현재를 잇는 브랜드”는 너무 쉽게 새로운 것을 좇는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잊힌 것들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활동하는 한국의 브랜드들을 소개합니다. 이들은 단순 과거를 재현하는 것을 넘어, 그것이 현시대에 새로운 귀감이 되도록 합니다.


취 프로젝트가 소개하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브랜드”는 네 가지 기준에 적합합니다.

 

첫째, 과거 문화에 대한 이해가 탁월합니다.

둘째, 현재 사람들의 삶에 대한 통찰력이 있습니다.

셋째, 과거 문화의 역사와 맥락을 존중하며 이를 전달 / 활용할 때 억지스럽지 않습니다.

넷째, 새로운 문화를 제안합니다.


이하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사랑받고 있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음식 브랜드 세 곳을 소개합니다.






1. 바오담

: 재료 수급과 제작, 판매, 재해석까지 - 한국 떡 특성의 본질을 이해해 현시대에 맞게 재구성하다


바오담은 “보기 좋다”의 뜻을 가진 순우리말 “바오”와 “담다”의 “담”의 합성어입니다. 한국 사람들이 쉽게, 아름답게 떡을 즐길 수 있도록 보기 좋게 담아 드리는 디저트 브랜드입니다.

출처 : 바오담 홈페이지

떡과 병과는 예부터 한반도에서 쌀로 만든 식품입니다. 떡 하나를 만들기 위해선 밥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쌀이 필요하고, 식감과 맛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대소사에 떡을 차려 올렸습니다. 지금까지도 우리 생활 문화에 떡은 명절 때 먹는 송편, 떡국으로 전해 내려옵니다. 하지만 떡은 현대인들의 일상에선 접하기, 그리고 즐기기 쉽지 않습니다.


바오담은 떡을 소비자들이 보다 다양한 상황에서 합리적이고 맛있게, 그리고 예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우선, 좋은 로컬 재료를 직접 공수해 떡을 만듭니다. 

바오담은 강화도에 직영 농장이 있어 각종 떡에 들어가는 재료를 직접 재배해 사용합니다. 쌀 또한 당연히 품질 좋은 국내산 경기도 이천 쌀을 사용해 가장 신선하고 맛있는 떡을 만듭니다. 떡의 색감 모두 인공 색소를 넣지 않고, 단호박, 쑥, 흑임자, 흑미, 시금치, 딸기, 대추, 계피, 당근, 치자 등의 천연재료를 사용합니다.


바오담은 떡을 사용한 신메뉴 개발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바오담의 브런치 카페 - “더 파머스 플레이트”는 합리적인 가격에 증편(술떡)을 활용해 개발한 브런치를 즐길 수 있습니다. 빵 대신 절편을 사용해 샌드위치, 브런치 플래터를 개발한 것으로, 밀가루 소화가 힘든 분이나 아이들도 쉽게 즐길 수 있어 방문객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바오담의 브런치. 출처 : http://bitly.kr/ghPINl

현재 조선 호텔, JW 메리어트 호텔 등에도 답례 떡을 납품하며, 마켓 컬리에도 입점되어 있어 다양한 고객층에게 바오담의 가치를 알리고 있습니다.


떡은 익숙한 모습 그 이상으로 다양한 맛과 모양을 낼 수 있습니다. 바오담의 오너 셰프 김영민 씨는 학생 시절 무형문화재인 ‘조선왕조 궁중음식’ 중 전통 병과 수업을 받았다고 하십니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떡의 특성을 본질적으로 이해하셨기 때문에 바오담은 다른 브랜드들과 달리 떡을 “디저트”로 포지셔닝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떡 = 명절 음식, 답례품”이란 공식을 깨, 한국인들의 식문화에 다시 떡을 부담 없이 선보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바오담

위치: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 27길 9-2
영업시간: 10:00 - 20:00 (토요일은 ~19:00), 일요일 휴무 (브런치 시간은 10시 ~ 15시)
연락처:02-2636-3663



2. 강정이 넘치는 집

: 정성 어린 수제작을 기반으로 젊은 감성과 노하우를 입은 새로운 강정을 선보이다.


출처 : 강정이 넘치는 집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gjhouse1/

강정이 넘치는 집은 한국 전통 과자, 강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현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젊은 강정 카페입니다.


강정은 좋은 찹쌀가루를 술과 꿀로 반죽하여 일구어서 여러 모양으로 썰고 말렸다가 기름에 튀겨 꿀과 고물을 묻혀 만든 것입니다. 손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는 음식으로, 주로 잔칫상, 제사상에 오르던 과자입니다. 이 강정을 젊은 셰프들이 합심해 젊고, 맛있고, 전통을 생각하며 정성이 담긴 브랜드로 만든 것이 “강정이 넘치는 집”입니다.


“강정이 넘치는 집”의 또 다른 이름은 “젊은 전통”, “강정 연구소”입니다. 이들은 꾸준히 전통문화와 한과, 음식에 대해 연구합니다. ‘깨말이’는 마치 김밥 같이 생겼습니다. 국내산 검정깨를 얇게 밀고 그 안에 다양한 견과류를 넣어 보는 맛을 더합니다. 최근엔 젊은 층을 겨냥한 간편 식품, “강정 바(bar)”을 만들어 큰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우리 쌀 후레이크를 베이스로 해 젊은 현대인들의 바쁜 일상에 딱 알맞은 다섯 가지 맛의 바를 만든 것입니다. 강정 외에 떡, 죽 등도 연구를 통해 메뉴를 개발합니다. 콩고물을 밖에 이불처럼 두른 스테디셀러 “이북식 인절미”가 그 예입니다.

강정이 넘치는 집의 수제 강정 바. 출처 : http://bitly.kr/MZooQ5


이 곳은 “젊음”과 “전통”, “수작업”이 함께 할 때 만드는 시너지가 남다르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식품의 모든 재료는 100% 매장 내에서 전통 방식 그대로, 수작업으로 만들어집니다. 졸이기, 볶기, 굽기…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마지막 제품에서 보이는 재료들은 모두 매장에서 일하는 젊은 셰프들의 손을 거쳤습니다.  20 ~ 30대의 청년들이 “젊은 전통”에 대한 비전과 꿈을 공유하며 만들어가니 기본에 충실한 것은 당연, 더욱 색다르고 트렌디한 감각을 갖출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강정이 넘치는 집 (강남점)

위치: 서울특별시 강남구 학동로 435
영업시간:
평일 7:00 ~ 22:00
주말 9:00 ~ 22:00
연락처: 02-2201-0447



3. 방유당
:  전통 제조 기술의 정량화, 브랜드화 - 간과된 맛에 기준을 제시하다


방유당 생들기름 패키지. 출처 : http://bangyudang.com

방유당은 ‘청춘 기름집’이라고 불려집니다. 직관적으로 보자면, 이 곳은 참기름과 들기름을 짜는 방앗간입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겐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가는 브랜드입니다.


참기름과 들기름은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많은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이며, 음식에 향과 풍미를 더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한국은 참기름을 섭취하는 유일한 나라이기도합니다. 그만큼 한식을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우리나라 문화 고유의 기름인 셈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요리를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다른 재료의 원산지는 물어도, 기름이 어디서 나왔는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묻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방유당은 40년 이상 전주에서 방앗간을 운영하신 부모님의 경험과 실력을 바탕으로 운영됩니다. 이를 통해 참기름, 들기름 등 한국 기름의 고유성을 이해하고, 기름의 맛을 결정하는 “로스팅” 방법과 온도를 전문적으로 연구, 설정해 한식에 가장 찰떡궁합인 기름을 만들어내는 곳입니다.


방유당의 브랜딩은 소비자에게 참기름, 들기름이라는 한국 고유 기름의 맛을 의식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줍니다. 마치 주스 회사마다 맛이 다른 오렌지 주스를 광고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맛의 음료를 의식해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방유당의 시도가 한식계 새로운 기준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Korean Style Roastery만의 비법으로 만들어진 기름을 맛보고 싶다면 방유당이 직접 운영하는 식당을 가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성남시에 있는 “청춘 기름집 방유당”은 고소한 기름 냄새가 솔솔 퍼지는 한식당입니다. 방유당의 기름들을 사용해 만든 비빔밥, 전을 먹고 제품들도 구매할 수 있는 곳입니다.

출처 : 취 프로젝트


청춘 참기름 방유당 (식당)

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동로 267번 길 14-5
영업시간:
평일 - 9:00 ~ 19:00
토요일 - 점심) 10:30 ~ 14:30, 저녁) 17:00 ~ 21:00





바오담은 떡이란 음식의 특성을 이해해 맛있는 브런치 메뉴로 개발하였으며, 강정이 넘치는 집은 젊은 명인들이 수작업을 고수해 현대인들이 전통적 제조 방식에 매력을 느끼게 합니다. 방유당은 우리가 간과했던 음식 재료를 표준화 해 한국 기름의 새로운 기준을 만듭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음식 브랜드들은 한반도에서 나온 재료와 음식을 존중하고, 이것이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새롭게 다가갈 수 있는지 연구해 선보입니다. 이를 통해 잊혔던 한국 고유문화들이 보다 쉽게 식탁으로 올라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됨에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다음 주에 "과거와 현재를 잇는 브랜드 - 의상 편"이 연재됩니다.



바오담 매장 사진 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im24k&logNo=220711015918&categoryNo=62&parentCategoryNo=0


커버 사진 출처 :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21889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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