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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현 Feb 24. 2022

전쟁과 평화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고

원래 영화와 연기에 대해 쓰는 공간이지만 오늘만큼은 정치학을 공부한 학도로 돌아가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글을 쓰고 싶다. 내가 한 시민으로서 느끼는 이 사태에 대한 공포감, 걱정 그리고 평화를 향한 바람을 담백하게 써보고자 한다.  이번 글만큼은 어떠한 그림도 넣고 싶지 않다.


2022.02.24.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우크라이나 소식에 마음이 무겁다. 하루 종일 뉴스와 SNS를 들락거리면서 우크라이나 소식을 접하고 있다. 하늘 위를 날아다니며 포격하는 러시아 공군, 폭탄이 남긴 붉은 불빛과 시커먼 잔해. 아비규환이 돼서 지하철 역으로, 버스 역으로 흩어지는 사람들. 수도를 빠져나가기 위해 늘어선 차의 행렬. 모든 게 다 끔찍하다.


이게 21세기 모습이라니. 평화라는 것에 너무나 젖어있었나? 지금 내가 누리는 평화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라 생각해서 이 평화가 깨지는 것에 무감각했다. 그런데 오늘 우크라이나 뉴스를 통해 하루아침에 아비규환이 된 도시의 모습을 본다. 미디어를 통해, 피드를 통해 전쟁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있다. 간접적 체험도 이렇게 고통스러운데, 그 일을 직접 겪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지금 어떨까. 마음이 더 무겁다. 이역만리 떨어진 한국에서 해줄 수 있는 건 기도밖에 없지만, 부디 제발 모든 군인, 여성, 남성, 아이들, 노인들 할 것 없이 안전하고 무사하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조치도 실행하고, 유엔도 연일 러시아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한다. 국제정치를 배울 때 나왔던 '이상주의' 이론이 한 번은 정말 이 세상에 실현되기를 바란다. 외교적 힘, 대화와 합의를 통해 문제가 해결되는 그런 문명화되고 아름다운 세상이 제발 21세기에는 가능하다고, 그걸 보여줬으면 좋겠다.


한 지도자의 의중, 예측할 수 없는 여러 상황, 국제 정세, 시민들의 태도 등등 많은 요소들이 한데 모여서 거대한 효과를 발휘하므로 단면만 보고 사태를 파악하고 예측하기는 어렵다. 다만, 아주 작은 실수가 큰 자극이 되어 여태껏 구축해온 평화의 시대를 파괴하는 재앙이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전쟁은 인류가 문명을 통해 일궈놓은 많은 도덕적, 예술적 가치들을 한순간에 무너뜨리고 약육강식의 논리, 폭력, 자본만이 지상 최대의 가치인 것 마냥 둔갑시키는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이 많은 것들을 잃기에, 인류가 쌓아온 아름다운 것들이 너무 많다. 다시 폭력과 야만의 암흑기로 돌아가서는 안된다. 우리가 지켜야 할 생명, 가치, 자연, 환경, 사회 이 모든 것들을 한 인간의, 한 국가의 욕심, 야욕, 권력욕 때문에 송두리째 잃을 수 없다.


아마 나 역시 당장 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한가롭게 글이나 남기고 오늘 밤 잠을 이룰 것이다. 내 일이 아니라서 이렇게 관망하고 관조하고 발 뻗고 자는 것 같아서 송구스럽다. 어쩌면 이런 죄의식도 만들어진 죄의식 일지 모른다. 한편으로는 안도하면서 말이다. 이 모든 생각과 감정이 불편하다.


애초에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루속히 이 깨어진 평화가 복구되어 모두가 편안했으면 좋겠다.



#prayfortheworld #prayforukraine #world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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