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지 않고 물어보는 건 빨리 답해줄 언니 찬스를 쓰는 것이겠지만, 저 또한 홈페이지에 나온 건축가의 컨셉 이야기를 복붙하는 찬스를 씁니다. 공간을 채우는 브랜드는 물론이고 층별 안내뿐만 아니라 공간 기획자나 건축가의 마스터 컨셉까지 한 번의 복붙으로 알려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동생은 매번 이렇게 알려 줄 것을 기대하지만 파크원 같은 홈페이지는 참 드문 사례이거든요. 밀레니얼은 각자 좋아하는 도시 공간을 신발이나 옷처럼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어서 나름의 브랜드 스토리를 궁금해하기도 하고 혹하는 이야기에 한 없이 다정한데 이렇게 한 곳에서 탭메뉴만 번갈아 눌러봐도 다 알 수 있다면야....
눈길이 머무는 공간을 방문하면 종종 홈페이지를 둘러보고 인터넷 수사를 해본 오지랖 동생은 말합니다.기사는 분양정보 같은 상업용 정보에 낚이기 쉽고, 건축가의 홈페이지는 뭔가 다른 세상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고, 결국은 사업 주체가 만든 홈페이지에서 공간과 상품 같은 총체적인 브랜드 스토리를 만나는 것이 편하다고요. 그리고 건축가가 대가라서 이야기가 장중한 것인지 건축하는 사람들이 모두 다 그런 것인지 딱히 재미는 없다면서요......
"건축가 없는 건축"은 만든이를 찾을 수 없지만 건축의 형태를 띤 토속 건축 이야기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아직도 북아메리카의 나무 위에 사는 주민들의 집을 누가 지었나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고 열대 아프리카의 바오밥 나무의 속을 파서 생활하는 공간의 만든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데 도시의 크고 작은 건물에 여전히 건축가 없는 건축이라니요...... 복합상업시설 호텔 오피스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의 공간들 심지어 학교 공공기관 병원도 만든 사람에게는 미래의 사용자를 위한 활용법과 공간 가이드라인이 있어요. 집요하게 인터넷 수사를 하다 보면 정보를 얻겠지만 사실 손쉽게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한 시대잖아요. 위에 링크한도심 속 복합 문화공간을만든 개념 있는 디벨로퍼처럼 시설 홈페이지의 여러 개의 탭메뉴 중에 끄트머리에라도 공간이 태어난 이야기를 좀 넣어 주면 어떨까요?
시설이나 상품이 아니라 작품으로 공간의 격을 높이고 기획자나 건축가가 제안한 사용법과 스토리가 둘도 없는 장소를 만들기도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