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리지언니 Jun 18. 2023

니켄세케이 미래를 짓다

120년 된 세계 최고 조직 설계 사무소 '성장 스토리'


'도쿄 타워', '도쿄 돔', '도쿄 스카이 트리'
일본인이라면 일단 이 세 개의 건축물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이 건축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아마도 이 질문에는 바로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세 건축물의 공통점은 바로 '니켄세케이'라고 하는 '조직 설계 사무소'가 중심이 되어 실현한 건축물이라는 것이다.  
-본문 중-



일반인들은 건축물에 대해 흥미를 느껴도 이것을 누가 만들었을까에 대해서는 크게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설계사무소도 잘 모르는데 설계사무소가 아뜰리에인지 조직 설계 사무소인지 크게 관심도 없어 보입니다. '조직 설계회사'는 직원 수가 100명을 넘는 대형설계 사무소를 말한다고 합니다. 건축전문지 편집장인 작가는 건축가(아뜰리에 건축가?)가 설계하는 개성 있는 건물도 재미있었지만, 조직 설계회사가 팀의 조직력을 살려 설계하는 건물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조직 설계회사 가운데서도 니켄세케이 조직의 힘은 압도적이었다고 느꼈고, 이 조직 설계 사무소에 대해 정리하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는 영향력 비해 별로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실 읽고 나니 일반인보다는 대형 설계사무소 (한국식 조직 설계 사무소) 임직원에게 더 와닿을 책인 것 같습니다.


120년 역사를 통틀어 최초로 '디자인 전략'을 세우고, 그것을 발판 삼아 그룹사가 한층 더 도약하여 '도시와 건축을 만드는 다양한 사람으로 이루어진 전문가 집단'으로 탈바꿈하 있는 니켄세케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설계사무소가 끊임없이 진화해 가는 성장 스토리를 읽고 살짝 저의 생각을 얹어 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전 직원의 논의로 디자인 전략을 넘어선 비전을 도출하는 이야기입니다. 책에 공개된 자료와 실제 사내 분위기 사이 분명 온도차는 있겠지만, 결국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논의되고 있는 디자인 비전과, 골즈, 챌린지는 대부분의 대형 조직 설계 사무소가 고민하고 있는 어느 한 부분과 조금은 맞닿아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두 번째는 'NIKKEN'7대 불가사의 '점균(粘菌)적 알고리즘으로 니켄 조직문화와 직원들의 마인드와 사내분위기를 살짝 엿볼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작가가 니켄 직원이나 관계자를 취재하며 의아하게 생각한 것을 정리한 것으로 저 또한 의아한 생각이 드는 부분이 있습니다.


세 번째는 사내 인트라넷에서 논의되고 공유되고 있는 디자인 지침 'NIKKEN Design Goals'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골즈는 알겠는데 결국 회사의 비전과 프로젝트별 챌린지는 앞으로 어떻게 정리되어야 할런지요?







첫 번째

전 직원의 논의로 '디자인 비전'을 도출하는 회사



니켄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인 야마나시와 오타니는 창설 120주년이 되는 2020년 연내에 디자인 전략을 정리하기로 하고, 니켄의 일부 멤버와 회의를 진행하기로 결정합니다. 별 진척이 없자 어떻게 하면 전 직원이 논의에 참여할 수 있을까 고심 끝에 인트라넷 게시판 기능을 사용해 '니켄 디자인 히로바'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온라인상에 전 직원을 모을 수 있었고, 그룹 사원 전체가 의견을 말할 수 있는 큰 프레임을 어떻게 만들면 좋을지, 결국 의견을 효과적으로 모아주는 프레임은 아래와 같은 방향으로 진행되어 갔습니다.


비전을 3중으로 구성한다.

첫 번째 레이어 '디자인 비전'은 니켄 그룹 전체를 관통하고 장기적으로 흔들림 없는 이념으로 정한다.

두 번째 레이어 '디자인 골즈'는 다양성을 내포한 디자인으로, 나아가야 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운다. 5년을 마일스톤으로 매년 재검토하여 궤도 수정을 도모한다.

세 번째 레이어 '디자인 챌린지'는 프로젝트마다 정하는 목표로 한다.


또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이 진행되었습니다.


 2020년 5월 인트라넷에 '니켄 디자인 히로바'를 만든다.

두 명의 CDO로부터 그룹의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고 디자인 비전 (3중 구성안)에 대해 각자 생각하는 바를 작성하여 제출하게 한다.

토론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여러 명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한다.

10월경에 대화의 장소 '디자인 이벤트'를 개최해 방향성이 공유되고 있는지 확인한다.

10월부터 11월 초순에 걸쳐 구체적인 비전을 정리한다.


즉, 개개인에게 보다 친밀한 '골즈'나 '챌린지'를 던져 주고, 그것으로 부터 '비전'을 끌어내고자 했다고 합니다. 한층 더 깊게 논의를 진행하는 가운데, '비전'의 설정은 서두르지 않고, 우선 '골즈'나 '챌린지'를 정하자는 방향으로 이야기는 지금도 여전히 인트라넷에서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두 번째

'NIKKEN'7대 불가사의 '점균(粘菌)적 알고리즘



1. 엘리트 집단이지만 월급이나 출세보다 '좋은 건축'
2. 크리에이터 마인드는 강하지만, 회사나 개인의 이름은 알려져 있지 않은
3. 모든 용도를 수주, 클라이언트는 적과 아군 구별 없이
4. 확대 지향은 아니지만, 차츰 확대된 규모
5. 위기다운 위기는 없지만 조직 개혁을 좋아하는
6. 오사카다운, 도쿄다운 문화가 남아 있는
7. 디자인에 대해 말하지 않고, 목표로 하는 디자인이 정해져 있지 않은


점균(粘菌)적이란 단어는 조직 설계 사무소의 생리 중 한 부분을 묘사한 아주 신박한 표현 같습니다. 점균을 가두고 미로의 입구와 출구에 미끼를 둡니다. 처음에는 미로 전체에 점균이 퍼지지만 점차 막다른 경로 부분의 점균은 퇴각되고, 최종적으로 입구와 출구를 연결하는 하나의 경로가 끈처럼 만들어지는데 이런 모습 자체가 미로의 최단 루트라고 합니다. 작가는 이런 현상에 니켄의 조직을 비유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상한 점 바로 그것이 점균과 같이 니켄을 끌고 온 무엇, 바로 알고리즘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합니다. 점균은 지령이 아닌 알고리즘을 통해 미로를 벗어난다고요!




1. 엘리트 집단이지만 월급이나 출세보다 '좋은 건축'

기본적으로 '공부를 좋아하는 노력가'가 모인 집단으로 연봉, 포지션, 사내정치도 관심 없이 진정 '어떻게 하면 보람 있는 프로젝트를 담당할까?라고 생각하는 것?(작가만의 생각일지도....)


2. 크리에이터 마인드는 강하지만, 회사나 개인의 이름은 알려져 있지 않은

니켄은 회사명도 잘 알려져 있지 않고 개개인의 이름도 유명하지 않다고 하는데 아마도 그것을 밖으로 어필하는 것은 니켄세케이 기풍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듯?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다음 일을 수주하는 개인 사무실과 달리, 요즘 식으로 말하면 클라이언트 최우선이기 때문이라는데.....


3. 모든 용도를 수주, 클라이언트는 적과 아군 구별 없이

소장의 허가를 받은 것 외에는 절대로 외부에 노출하거나 반출하지 않는다는 사원 윤리규범이 있다는데..... 그것 또한 클라이언트 최우선......


4. 확대 지향은 아니지만, 차츰 확대된 규모

기업확장에 주력한 리더들의 바통을 이어받은 '확대 지향성이 없는 리더'시대에도 회사의 규모는 확장되었는데...... 이는 클라이언트의 요청 범위가 점차 확대되어 갔고 그에 부응하기 위해 회사는 자연스럽게 성장했다고...... 그리고 새로운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회사를 만들어 더욱 세세한 요구에 대응한다고......


5. 위기다운 위기는 없지만 조직 개혁을 좋아하는

조직을 잘 바꾸는 회사...... 우선은 해 보고 잘 안되면 바로 바꾸는 기풍...... 조직을 잘 바꾸는 이유는 새로운 요구를 빠뜨리지 않기 위해...... 다른 하나는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 그리고 사내 주식제도로 경영의식을 고취하는데 입사하고 경력이 쌓이면서 직책이 주어지면 그에 따른 주식을 배분해 주는 것..... 직원 개개인이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주인의식을 고취하는 효과?


6. 오사카다운, 도쿄다운 문화가 남아 있는

오사카 사무소 사람들에게 도쿄 사무소는 다른 회사나 다름없는 적으로 도쿄 소재 은행 대부분을 오사카가 담당하는 이상하고 복잡한 라이벌 관계 조성.....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언제나 사이좋게'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점균적인 생명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라이벌 의식도 장래에 계승해야 할 요소?


7. 디자인에 대해 말하지 않고, 목표로 하는 디자인이 정해져 있지 않은

서로 디자인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사풍처럼....그럼에도 니켄다움이 존재한다?







세 번째

디자인 지침 'NIKKEN Design Goals'의 골격



니켄 그룹의 디자인 지침인 '니켄 디자인 골즈'(이후, NDG)는 비전, 골즈, 챌린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트라넷을 통해 최종적으로 모인 골즈 안은 약 400개로 이것을 추리며 15개의 카테고리와 52개의 골즈로 정리되었다고 합니다.

1. 지구환경을 철저하게 지키는 디자인
2. 웰빙과 레질리언스를 생각한 디자인
3. 차세대 모빌리티와 TOD(역, 도시 일체 개발) 디자인
4. 설계에서 운영까지 고려한 플렉시빌리티 디자인
5. DX시대 도시와 건축의 프로토타입 디자인
6. 굳이 새로 만들지 않는 디자인
7. 제도와 조직력 디자인
8. 니켄 그룹 내 메커니즘 디자인
9. 세계에서 선택받는 디자인 / 시그니쳐 아키텍트로서의 디자인
10. 준법성, 리스크 관리디자인
11. 니켄 그룹만의 디자인
12. 가치로 이어지는 디자인
13. 조형적 디자인의 추구
14. with/after COVID-19 디자인
15. 미래의 골즈
출처 : http://www.bookdaega.com/ 도서출판 대가


이렇게 정리된 골즈의 자세한 사항은 책에 잘 나와 있습니다. 개개인에게 던져진 프로젝트별 챌린지와 이런 골즈와 챌린지를 바탕으로 비전은 어떻게 다시 재정립되는지 궁금하네요.


우리가 매번 프로젝트마다 이번에는 무엇을 새롭해 해볼까 하고 생각하는 것도 하나의 니켄식 챌린지일것 같은데.... 결국 이것이 회사의 비전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PL 각자의 역량으로 남는 것 같아 아쉬웠는데....다음 책이 이어진다면 이 부분을 꼭 다뤄 주시길 바라게 되네요.


사심픽으로 발췌한 편향된...제 글만 보지 마시고 꼭 책을 구입하셔서 읽어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건축학개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